3000억 더 부른 금호산업 채권단…고민 깊은 박삼구

입력 2015-07-24 10:24수정 2015-07-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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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매각가로 1조원 통보…당초 예상액 7000억서 껑충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당혹해하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매각가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을 요구하면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23일 박삼구 회장과 진행 중인 매각 협상에서 금호산업 매각금액을 1조218억원(주당 5만9000원)으로 결정하고 박 회장에게 이를 통보했다.

이는 실사를 통해 평가된 가격에 90%가 넘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앞서 지난 15일 운영위원회로부터 금호산업 주식의 적정 가격을 주당 3만1000원으로 보고받은 채권단은 여기에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는 프리미엄으로 주당 2만8000원을 얹은 셈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채권단이 7000억~8000억원 정도로 매각 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훨씬 비싼 금액이 제시돼 박 회장 입장에서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지분인 50%+1주를 매입한다 해도 무려 1조218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지난 4월 말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서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원보다 수천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관건은 박 회장의 인수자금 조달 여부다. IB(투자은행)업계 전문가들은 박 회장이 1조원을 넘는 금액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도움을 청한 우군인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의 일정 부분 지원을 결정했지만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설상가상으로 당초 유력하게 점쳐진 금호고속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까지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앞서 박 회장 측은 자금 확보를 위해 그룹에 재편입한 금호고속을 칸서스PEF에 재매각해 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채권단은 “금호산업 가치에 영향을 주는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채권단이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앞으로 양측이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재인수에 대한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봐서는 채권단과의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높다. 박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2015년 하반기 임원 전략경영세미나’에 참석한 임원 156명에게 “채권단과 잘 협의해 조속히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앞으로 강하고, 힘있는 금호아시아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9월 중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 채권단은 이후 6개월간 같은 조건으로 제3자에 매각을 추진한다. 제3자 매각 역시 불발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다시 부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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