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관심폭발 혁오 vs ‘음캠’음부노출 카우치 [배국남의 눈]

입력 2015-07-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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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방송 캡처

역대급 역주행이자 줄세우기 란다. 인디밴드 혁오의 음악이 최근 멜론 등 8개 주요 음원사이트 상위를 차지하는 현상을 적시해서 한 말이다. 인디밴드 혁오의 ‘와리가리’, ‘위잉위잉’ ‘후카’ 등이 지난 5월에 발표될 당시에는 상위권 진입을 하지 못했지만 7월 4일부터 방송된 MBC ‘무한도전-2015가요제’ 출연이후 역주행을 하며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 상위권에 속속 포진하고 있다. 빅뱅 소녀시대 씨스타 등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의 신곡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놀랍다.

‘무한도전’으로 인해 일고 있는 인디밴드 혁오의 돌풍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바로 10년전 일어났던 MBC ‘음악캠프’ 카우치 사건이다. 2005년 7월 30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음악캠프’에서 인디밴드 카우치 멤버가 알몸으로 음부까지 노출 시킨 것이다. 사건 직후 일부 언론과 단체 그리고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방송의 선정성을 맹비난했다. 또한 1995년부터 서울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음악성과 음악세계를 추구해오던 인디밴드들에 대한 매카시즘적 비난이 쏟아졌다. 급기야 ‘음악캠프’ 폐지와 책임자 처벌, 그리고 카우치의 형사처벌 등이 뒤따랐다.

카우치의 일회적 일탈행동은 의미 있는 시도를 한 ‘음악캠프’를 죽이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한국 음악의 지평을 확장하기위해 노력 하고 있던 인디음악계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MBC ‘음악캠프’는 KBS‘뮤직뱅크’나 SBS ‘생방송 인기가요’ 등 유사한 음악 프로그램이 시도조차하지 않았던 음악의 다양성 확보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일환으로 매주 방송마다 인디밴드 등을 출연시켜 한국 음악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동시에 인디음악이 대중과 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이러한 의미 있는 시도는 카우치의 치기어린 음부 노출사건으로 물거품이 됐다.

(멜론 홈페이지 캡처)

최근 폭넓은 대중성과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는 ‘무한도전’이 일부 가수와 연예기획사의 음원차트 독식 비판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시도를 해 음악계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바로 2년마다 한번씩 하는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방송을 통한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 기회가 거의 없는 인디밴드들을 출연시켜 인디밴드와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은 한국 대중음악에 가치 있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십센치, 장기하와 얼굴들 등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대중이 인디음악에 귀 기울이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7월 4일부터 방송된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연한 혁오가 또 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혁오에 대한 열기가 인디 음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됐으면 한다.

1990년대 중반 서울 홍대를 중심으로 인디 밴드와 음악인들이 모여 한국 인디음악의 장을 연 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아이돌 그룹의 음악으로 지배되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개성과 독자적 표현, 실험성과 독창성으로 무장한 다양한 인디 음악은 주류음악의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음악의 질적인 진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감내하기 힘든 열악한 상황은 수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좌절하고 있다. 자신들의 존재의미인 음악을 포기하고 홍대를 떠나는 인디뮤지션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의 인디밴드 혁오 출연은 열악한 상황에서 음악을 하는 인디뮤지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고 대중에게는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기에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혁오 역시 ‘무한도전’ 출연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는 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더욱 더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인디음악 진화에 기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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