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원내대표의 거취 결정 방식은 의원총회 표결 대신 본인의 의사 표명을 기다리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의총을 열어서 결정할 경우 어느 결과가 됐든 내분이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고 사퇴 관련 여론조사가 불리하게 나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유 원내대표 스스로 거취를 표명할 때까지 시간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도 의총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바꿔 “당내 일각에서 의총을 통해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그것과 관련한 의총을 안 하는 것이 옳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퇴 여부를 놓고 계파 간 대립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서 여의도 정치권은 숨죽인 채 유 원내대표가 얼마나 버텨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법 개정안을 6일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하고 여당이 재상정되더라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 시점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기에 적절하단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불참은 자신의 잘못을 공식화하는 사형선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 본인은 이 같은 소문에 일체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이 몸집을 부풀리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이대로 유 원내대표가 버티더라도 청와대와의 관계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버티기’를 오래 지속시키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유 원내대표가 1일 열린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정협의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명예퇴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