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중국서 설립 협정문 서명식...‘중국의·중국을 위한·중국에 의한’ 국제금융기구 출범하나

입력 2015-06-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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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협정 서명식이 29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자본금 1000억 달러 가운데 중국의 출자 비율은 30%로 최대다. 참가국들은 자국 내 절차를 거쳐 연말까지 업무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일본이 중심으로 운영해온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기존 국제 금융기구와의 협조가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오전 한국과 러시아, 인도, 독일, 영국 등 AIIB 57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AIIB 협정문’ 서명식을 개최했다. 최경환 부총리가 우리 정부 대표로 AIIB 협정문에 서명함으로써 한국은 AIIB의 창립회원국으로 협정문에 등재됐으며 향후 국회 비준동의를 완료하면 공식 창립회원국이 된다.

작년 가을, 아시아 21개국이 설립에 합의한 AIIB는 이후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잇달아 참가를 표명해 창립회원국은 57개국까지 늘었다.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참가를 보류하고 있다. 또한 참가 의사를 표명하고도 필리핀은 서명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나타내 향후 동향이 주목된다. 창립회원국 대표들은 이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한다.

AIIB는 본부를 베이징에 둔다. 조직 운영의 중심이 되는 이사회는 아시아 등 역내에서 9명, 유럽을 포함한 역외에서 3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한다. 이사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베이징에 상주하지 않는다. AIIB 총재의 임기는 5년이며, 초대 총재는 중국 진리췬(金立群)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이 오를 전망이다. 총재 등 집행부의 권한이 큰 만큼 중국의 영향력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출자 비율은 전체의 75%를 역내 회원국이, 나머지 25%는 역외 회원국에 할당한 후 원칙적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분배한다. 중국이 약 30%로 최대 출자국이 되며, 8%인 인도가 2위, 6%대인 러시아가 3위로 중국과의 출자비율은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조직 운영을 결정하는 각국의 의결권은 출자 비율에 따라 산출하고, 중국이 25% 이상을 확보한다. 이사회 구성 변경이나 증자, 총재 선출 등 설립 협정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의결권의 75%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 25%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중국이 반대하면 통과하지 못해 중국이 사실상 거부권을 갖는 구조다.

아시아 인프라 수요는 2010~2020년에 8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러우지웨이 재정부장은 지난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AIIB의 운영 개시로 아시아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IB는 미국이 중심이 되어 쌓아온 기존의 국제 금융 질서에 중국이 도전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AIIB는 기존의 국제 금융 기관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관계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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