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6월29일 桑土綢繆(상두주무) 근심과 재앙에 미리 대비하라

입력 2015-06-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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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시경 빈풍(豳風) 치효(鴟鴞, 부엉이)에 이런 시가 있다.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을 때에 미쳐/저 뽕나무 뿌리를 주워다가/창문을 단단히 감는다면/이제 네 하민들이/감히 나를 업신여기랴?”[迨天之未陰雨 徹彼桑土 綢繆牖戶 今女下民 或敢侮予]

이것은 주공(周公)이 조카인 성왕(成王)에게 한 말이다.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 2년 후 병사하고, 겨우 열세 살인 아들 희송(姬誦)이 왕위에 오르자 주공은 조카를 도와 나라를 다스렸다. 그런데 주공의 동생인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은 형이 왕위를 찬탈하려 한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그때 주나라에서는 상나라 주왕의 아들 무경(武庚)에게 은후(殷侯)라는 작위를 봉해 주었는데, 무경은 관숙, 채숙과 공모해 반란을 일으켰다. 3년간의 싸움 끝에 주공은 반란을 평정하고 무경을 잡아 죽였다. 채숙은 국외로 추방됐고, 평민으로 강등된 관숙은 스스로 목을 맸다.

이런 배경에서 지어진 시다. 새의 새끼를 잡아먹는 치효는 주 왕실을 망치려 한 무경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맹자는 공손추장구(公孫丑章句) 상에서 이 시를 인용한 뒤, 공자가 “이 시를 지은 자여! 그는 정도를 알았나 보다. 능히 그 국가를 잘 다스린다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겠는가?”[爲此詩者 其知道乎 能治其國家 誰敢侮之]라고 평했다고 말했다. 주공은 새가 둥지 만들기를 이와 같이 함을 들어 임금이 환난을 예방해야 함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 말에 이어 “그런데 오늘날 국가가 한가하면 즐거운 놀이나 하고 태만하여 오만하니 이는 스스로 재앙을 구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두주무는 장마에 대비하라는 성어로도 쓰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는 자세를 강조한 말이다. 상두지방(桑土之防) 미우주무(未雨綢繆)도 같은 말이다. 뽕나무 뿌리의 껍질을 뜻하는 桑土는 상두라고 읽는다. 뿌리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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