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국내은행 시장집중도 심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할 경우 시중은행들은 신속히 수신금리를 내리지만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에는 천천히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김석원 금융연구실 과장은 ‘통화정책과 금융기관의 비대칭적 금리 조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콜금리 변동이 여신 및 수신금리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1999년 5월부터 2006월 8월까지의 월별 자료를 이용해 실증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시장집중도가 높아지면서 콜금리 변동이 여신 및 수신금리로 파급되는 효과가 약해진 것. 시장집중도는 상위 3개 은행이 예금 및 대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시장집중도 상승은 상위 은행들의 시장영향력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또 한은이 콜금리를 조절할 경우 예금은행이 정책금리 변동의 3분의 1만 당기에 반영하는 등 여신금리 조정에 상당히 경직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여신금리 중에서도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중에서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더욱 경직적으로 조정됐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시장집중도가 상승할 경우 금융시장의 구조변화로 인해 콜금리를 조절할 경우 금융기관의 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장적 통화정책이 긴축적 통화정책보다 더 빨리 파급된다는 분석결과도 나왔다.
김 과장은 “통화정책의 파급속도는 경제의 각 부문에 있어 동일하지 않고 긴축적인 통화정책(금리 인상)이 확장적 통화정책(금리 인하)보다 금융기관의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는 통화긴축 시 금융기관들은 금리 등 가격변수보다는 대출규모 등 양적인 제한을 강화하는 반면 완화적인 통화정책 시에는 그 반대의 경향을 보이는 것과 관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