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핀테크,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보자

입력 2015-06-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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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코스콤 IT스페셜리스트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인 ‘핀테크(FinTech)’가 금융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를 정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우선 이해관계자에 따라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

첫째는 은행 등 금융회사의 관점이다. IT를 이용해 기존 금융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확대·개선한다는 개념이다. 둘째는 IT회사 등 비금융회사의 관점이다. 자신들이 가진 IT기술 또는 인프라를 이용해 금융서비스 산업에 새로이 진입하는 것이다. 셋째는 금융소비자의 관점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IT기술로 금융 소비생활을 더욱 ‘스마트하게’ 지원해 줄 수 있느냐 여부다. 결국 핀테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 번째 관점에 의거해 금융소비자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이것이 핀테크의 실체라고 볼 수 있다.

수십 년간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금융회사는 금융과 그 소비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스마트금융’이라는 이름으로 IT인프라 투자에 생존을 걸고 고객을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제 스마트금융은 사라지고 IT회사가 주도하는 핀테크가 부각되고 있다. 금융회사의 스마트금융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불충분,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무엇이 됐든 기존 금융서비스가 편리하게 개선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에 그친다면 전체적으로 ‘제로섬게임(Zero-sum game)’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사회경제적 효과를 생각해 볼 때 ‘핀테크’는 기존 금융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스마트 사회에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한다.

금융소비자의 관점을 놓치고, 기존 비즈니스 수익을 대체(Trade off)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는다면 혁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 핀테크 비즈니스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 2000년 키움증권 등 온라인증권사의 출현으로 증권업계가 겪었던 리테일 비즈니스 혁명보다는 깊고 넓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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