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예비타당성 조사 엉터리… 절반 이상 수요예측 실패

입력 2015-06-16 09:21수정 2015-06-16 10:5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일부 사업타당성 미달사업, ‘끼워 넣기’로 추진하기도

정부의 재정사업이 총체적 부실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엉터리 예비타당성조사로 건설사업의 절반 이상이 수요 예측에 실패했는가 하면 수요가 떨어지는 사업을 다른 사업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예타조사를 통과시키도 했다.

16일 극회 예산처에 따르면 재정건전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1999년 도입된 예타조사는 2014년 말까지 총 709건이 수행됐다. 사업비 총 규모는 317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예산처는 “최근 대규모 공공건설사업의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해 재정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예타조사를 거쳐 실측 수요가 측정된 11개 사업 중 6개 사업의 예측 대비 실측 수요가 미달됐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 대부분은 실수요가 예측 수요의 50%에도 미치지 못해 예타조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이뤄지는 지 짐작케 한다.

작년에 실수요를 측정한 ‘안면도 꽃박람회 진입도로’의 경우 일간 차량 통행량 2만2043대를 예상하고 사업이 진행됐지만, 실제 통행량은 8675(39.4%)대에 그쳤다.

‘목포 국도대체 우회도로’는 예측 통행량이 일간 4만1454대였지만 실통행량은 1만1310대(27.3%)밖에 되지 않았고, ‘아산-천안 국도확장 사업’은 일간 측통행량이 7만243대였으나 실통행량은 2만9764대(42.4%)에 불과했다.

일부에선 예타조사 결과 사업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자 다른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억지로 사업성을 높이는 사례도 발견됐다.

한 예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고속철도 중 ‘수서~평택’ 구간은 예타조사 때 비용편익비(B/C)가 0.7641로 나왔다. B/C가 1 이상이 돼야 사업타당성이 인정된다.

하지만 국토부는 수도권고속철도를 ‘수서~동탄~평택’으로 묶어 수도권광역고속철도인 ‘삼성~수서~동탄’ 중 ‘수서~동탄’ 구간을 혼용·운영하는 방식으로 바꾼 뒤 B/C 1.0478로 만들어 추진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사업을 혼용·운용한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지만, 제대로 된 수요 예측을 통한 비용편익의 장점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결국엔 사업성 미달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