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무한경쟁] 가전ㆍIT기기, 예뻐야 더 잘 팔린다

입력 2015-06-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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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몰입감 중요 최적의 굴곡 구현… 스마트폰, 메탈·강화유리 등 심미성 강조

디자인이 곧 경쟁력인 시대다. 기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서 소비자의 최우선 선택 기준으로 디자인이 떠오른 것. 상향 평준화로 최첨단 기술에 둔감해진 소비자들은 보다 세련되고 매력적인 디자인에 지갑을 열고 있다. 디자인이 제품 판매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셈이다. 현재 전자·가전업계는 기술 경쟁을 넘어서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디자이너 ‘감성 옷’ 입은 TV… 소비자 경험 극대화= TV 디자인의 변곡점은 2009년 평판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LCD TV가 나오면서다. LCD TV의 등장으로 일명 ‘뚱뚱이 TV’로 불리던 브라운관 TV는 사라지고 슬림한 디자인의 TV가 부상했다. 두께와 함께 베젤도 점점 얇아지며 TV 디자인의 트렌드로 ‘초슬림’이 자리잡았다.

2013년 커브드 TV가 출시되면서 두께 경쟁은 수그러들었다. 굴곡이 있는 제품은 두께가 공간효율 측면에서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 두께를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몰입감’이 디자인의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TV 사이즈가 점점 커지면서다. TV 시청에 최적의 곡률을 구현하고 스탠드에도 동일한 곡률을 적용하는 등 TV 디자인은 실내 인테리어적 측면뿐 아니라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감성을 입히는 것도 소비자 경험 극대화의 한 방법이다. 삼성전자가 이달 국내 출시한 SUHD TV ‘82S9W’는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 이브 베하와 협업한 제품이다. TV를 벽에 걸거나 한 쪽에 세워놓는 것이 아니라 집안 공간 어디나 놓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 제품은 메탈 큐브 위에 스크린을 얹은 조각상 같은 디자인으로 TV를 예술 작품의 경지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브 베하는 “TV를 켜는 순간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고 전원을 끈 상태에서는 집안을 예술적 공간으로 변화시켜주는 오브제가 될 수 있다”고 디자인의 가치를 설명했다.

LG전자의 울트라 OLED TV도 압도적인 화질과 슬림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LG전자의 신제품 울트라 OLED TV ‘55EG9600’에 대해 “5.97㎜에 불과한 얇은 두께에 UHD 화질을 구현한 것은 마법과 같다”며 “우아한 곡면과 초슬림 디자인은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TV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중국의 대표 TV 제조 업체 하이센스와 TCL, 하이얼 등도 커브드 디자인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현재 디자인보다 TV의 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단계다.

◇스마트폰, 더 슬림하고 세련되게= 휴대폰 디자인의 변혁은 2007년 애플이 처음으로 스마트폰(아이폰)을 선보이면서다. 아이폰은 폴더와 슬라이드 등 기존 피처폰과 전혀 다른, 직사각형의 디자인과 터치 방식이 적용되며 휴대폰 디자인의 새 장을 열었다.

아이폰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비슷한 디자인의 스마폰을 출시했고, 여기에 중국 업체들이 가세하며 한·미·중 스마트폰 삼국지가 형성됐다.

스마트폰 디자인은 ‘심미성 극대화’와 ‘편의성 향상’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그간 고수해 오던 작은 화면 전략을 버리고 화면 크기를 키웠다. 두께는 더 얇아졌고 색상은 보다 다양해졌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출시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에 일체형 배터리와 메탈 소재를 적용하며 ‘예쁜 디자인’에 주력했다. 올 4월 글로벌 동시 출시된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는 배터리를 내장하고 외관에 메탈과 강화유리를 입히면서 한층 슬림하고 심미성을 더한 아름다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특히 갤럭시S6 엣지는 양쪽면이 휘어진 디자인으로 소비자로부의 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기존 스마트폰에서 볼 수 없었던 블루 토파즈, 그린 에메랄드 등 특별한 색상을 선보이면서 디자인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LG전자도 2012년 첫 번째 ‘G시리즈’인 ‘옵티머스G’를 시작으로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상하로 휘어진 커브드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 11월 휘어진 스마트폰 ‘G플렉스’ 첫 출시 이후 올해 1월 ‘G플렉스2’를 내놓으며 디자인 차별화에 나섰다. 올 4월 선보인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G4’는 커브드에 천연가죽 후면커버를 적용하며 아날로그 감성을 디자인 차별화로 내세웠다.

최근에는 문화·콘텐츠 기업과 협업을 통한 스마트폰 디자인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엣지를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힘을 합쳤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 디자인, 마케팅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마블의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 디자인을 입은 ‘갤럭시S6 엣지 아이언맨 에디션’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10여개 국가에 출시된다.

LG전자는 일본 시장에 월트디즈니 인기 캐릭터 형상을 담은 스마트폰(디즈니 모바일 온 도코모 DM-10)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신데렐라’, ‘미키마우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겨울왕국’, ‘인어공주’ 등 5개 디즈니 작품 세계를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사용자경험(UX)에 고스란히 담았다.

중국 업체들도 기술 경쟁을 넘어서 디자인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중국의 애플이라 불리는 샤오미의 스마트폰 ‘Mi 시리즈’는 아이폰을 벤치마킹했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깔끔한 마감으로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화웨이와 레노버도 슬림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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