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문에 손님 뚝, 계약 해지되는 건 아닌지…” 자동차 시장 한기

입력 2015-06-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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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ㆍ송파 일대 전시장 “손님 줄었다”

▲서울 강남구 일대의 자동차 전시장 주변.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4일 강남, 송파 일대의 자동차 전시장에는 고객의 발길이 끊겼다.
“안 그래도 요새 판매가 부진한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면서 전시장을 찾는 손님이 평소보다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한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매 대리점 영업사원 김모(32)씨는 5일 이 같이 말했다. 김씨는 “6월 들어 판매부진이 심상치 않다”며 “이러다 대리점 계약이 해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부에서는 크다”고 털어놨다.

메르스가 국내에서 확산되면서 자동차업계의 타격도 현실화되고 있다. 자동차 판매는 구매상담, 계약체결과 같은 대부분의 과정이 영업점에서 이뤄진다. 대인 접촉을 피하게 되는 메르스 때문에 이 곳에도 손님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4일 오후 7시께, 강남구 삼성동의 A수입차 영업점에는 단 한 명의 고객도 보이지 않았다. 차를 둘러보는 고객 대신 영업사원 한두 명 만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조명을 받은 자동차만 번쩍거릴 뿐 이를 둘러보는 소비자의 시선은 창문 밖에서만 서성거렸다.

이모(36) 영업사원은 “평소 같으면 퇴근하다가 들르는 고객이 많지만 오늘은 퇴근 시간 이후 아직 찾아온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인근의 국산차 영업점도 한기가 돌았다. 이 곳 관계자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대치동이 바로 옆 동네 아니냐”며 “주민들이 학교도 휴교시키면서 난리인데 이 곳에 손님이 오겠냐”고 되물었다.

메르스가 불안하기는 고객 뿐 아니라 영업사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수입차 영업사원 최모(28)씨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마스크를 쓸 수 없다”며 “괜히 전염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특히 국산차 판매 대리점들의 걱정은 더 컸다. 최근 현대차, 한국지엠 등 일부 국산차업체의 내수판매는 부진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대리점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영업현장에서는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메르스로 판매가 또 한 번 곤두박질치면 대리점 규모의 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산차 업계 관계자는 “6월은 하반기 자동차 판매 성수기로 접어드는 징검다리”라며 “이 기간에 판매가 크게 떨어지면 연간 판매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업계는 메르스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생산공장에 메르스 예방 수칙이 담긴 포스터와 공문을 배포했다. 이 회사는 또 9일부터 3박 4일간 제주도에서 열기로 한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를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련회를 언제 다시 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입차업체들도 6월 예정된 신차발표회나 고객 행사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고객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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