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질병, 초기 대응이 관건…한국, 초기대응 실패로 메르스 급확산

입력 2015-06-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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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볼라에 대한 미국의 상반된 초기 대응 사례에 눈길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것이 초기 대응 실패 탓이라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지난해 상·하반기 미국이 메르스, 에볼라 사태에 대처한 상반된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지만,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감염자 수를 단 2명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5개월 뒤인 9월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이 에볼라에 감염된 채 미국으로 들어와 사망에 이르자 초기대응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어 추가 감염자가 발생해 미국 내에서는 ‘에볼라’와 ‘공포’를 조합한 ‘피어볼라(fearbola)’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2014년 4월 메르스로 중동이 비상에 걸렸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 살던 미국인은 같은달 24일 영국 히스로 공항을 거쳐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인디애나 주 자택으로 이동했다. 입국 후 사흘 뒤 그는 고열과 호흡곤란,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을 보였다. 다음 날 응급실을 찾았을 때 의료진은 그의 여행력을 파악하고 격리 조치해 메르스 감염을 확진했다. 의료진의 신속한 대처로 미국 내 첫 메르스 환자였던 그는 11일만에 퇴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환자가 이동 중 만난 비행기 탑승객 100여명, 버스 탑승객 10여명에게 연락을 시도했고, 이 가운데 75%과 연결돼 전염증상을 보인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첫 번째 환자와 관련이 없는 다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지만, 의료진은 즉시 여행력을 파악하고 격리조치해 이 환자 역시 9일만에 퇴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인 토머스 에릭 던컨은 텍사스 주의 병원에서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고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 간호사 2명이 에볼라에 감염됐고, 이 중 1명은 비행기를 타고 오하이오에 있는 집에 갔다 오기도 했다. 당시 던컨 및 간호사들과 접촉한 댈러스, 오하이오 지역 수백 명이 관찰 조사를 받았다. 일부는 21일 잠복 기간에 격리조치됐다.

던컨을 치료하던 텍사스 건강장로병원의 어이없는 초기 대응으로 미국 의료 체계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병원은 던컨이 에볼라 창궐국인 라이베리아에서 왔다고 밝혔음에도 항생제와 타이레놀만 처방하고 집으로 귀가시켰다. 또 던컨을 수 시간 동안 일반환자 7명과 같은 방에 방치했다. 의료진은 방역 장비를 갖췄으나 테이프로 고정하지 않아 피부가 노출돼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던컨을 치료하던 의료진이 다른 일반 환자도 돌봤다.

미국 당국은 에볼라 확진 환자 발생 시점보다 많이 늦은 10월11일부터 검역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허점이 노출됐다.

텍사스 북부에서 시작된 에볼라 공포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결국, 던컨이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은 지 38일 만에 미국은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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