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개인소비 정체·저축률은 5.6%로 높아져…미국 GDP 대비 소비 비중 70% 달해
미국 경제에 새 고민거리가 생겼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대신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지난 4월 개인소비지수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어 3월의 0.5% 상승은 물론 시장 전망인 0.2% 상승도 밑돌았다고 1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소득이 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음에도 소비가 정체현상을 보인 것이다.
저축률은 전월의 5.2%에서 5.6%로 높아졌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에 따르면 미국은 경기침체 시기를 제외하고는 저축률 3%가 일반적이었다.
제니퍼 리 BMO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이 거의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는 것은 경제에 ‘적신호’다.
당초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회복과 유가하락으로 올 봄 소비가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런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1년 전 미국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6달러였으나 현재는 2.74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아직도 경제회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해 소비 대신 남는 돈을 저축에 쏟아붓는 셈이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5월 미국 제조업지수는 52.8로, 전월의 51.5에서 오르고 전문가 예상치 52.0도 웃돌았다. 그러나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이 정도 수준이라면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모든 이가 바라는 2.5~3.0% 성장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5일 발표되는 미국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지난달에 22만8000개로, 전월의 22만3000개에서 늘고 실업률은 5.4%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가 늘어도 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준은 이달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전문가 대부분은 9월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혹한과 서부항만 근로자 파업 등으로 주춤했던 1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조짐이 일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날 나온 소비와 저축 관련 수치는 미국 경제가 일부 후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CNN머니는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