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시켜 다양한 분야 인터넷은행 키우자

인터넷은행 도입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터넷은행이 도입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것은 ‘은산분리 규정’을 완화해 기업의 사금고화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은산분리란 금융과 산업을 분리하는 것을 뜻한다. 산업자본이 고객의 예금을 마음대로 쓰며 은행을 사금고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법률이다. 현재 은행법에는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4% 이상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선 자동차 제조사 GM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해 오토론과 리스, 카드 등을 특화해 모회사와의 시너지를 강화했다. 일본도 비금융기관이 은행지분 20%를 보유하며 소프트뱅크, 소니 등이 인터넷 은행을 설립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 설립에 한해 은산분리 예외를 허용해야 다양한 인터넷은행이 설립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은행 업무 범위에 맞춰 최소 자본금 기준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은행법상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자본금이 1000억원, 지방은행은 250억원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일반은행보다 업무 범위가 좁은 인터넷 은행의 경우 일반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자본금 요건을 두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현재 최소 자본금 기준을 300억~500억원가량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포통장으로 대표되는 각종 범죄에도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터넷 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온라인 거래만으로도 신분을 확인한 뒤 계좌를 개설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을 악용한 범죄들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몇 년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미뤄볼 때 국민 대부분의 신용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이 같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며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은산분리 등의 금융 규제가 완화된다고 해도 다른 핀테크 분야에서의 걸림돌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지체시킨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핀테크 시대의 금융정보 활용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핀테크 논의에서 인터넷은행 이슈는 너무 앞서 나갔다”고 비난했다. 빈 교수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 은산분리 규제완화 검토에 ‘산업자금 사금고화’라는 비판이 나오며 논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