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내몰린 샤프가 마지막 희망이었던 공적자금 지원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일본 민관 합작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샤프의 경쟁사인 재팬디스플레이(JDI)에 출자하고 있는 데다 샤프의 최대 고객인 미국 애플의 반대와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INCJ는 현재 스마트폰용 중소형 LCD 사업에서 샤프와 경쟁하고 있는 JDI의 최대 주주다. 양사의 주요 거래처인 애플은 자사의 부품 공급업체가 동일한 자본의 지배 하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소형 LCD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지닌 두 회사에 출자하는 것은 각국의 독점금지법에 저촉될 위험도 높다.
다만 소식통은 INCJ가 샤프에 대한 출자 거부를 확실히 정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샤프는 지난 3월 마감한 2014 회계연도에 200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 자기자본비율이 1.5%로 하락했다. 샤프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INCJ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앞서 주거래 은행인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에서 총 2250억 엔의 우선주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샤프와 JDI의 중소형 LCD 패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4년 출하액 기준으로 총 25%를 차지했다. 양사 모두 애플이 최대 고객이다.
지난달 샤프는 INCJ에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분사한 후 출자받는 방안을 타진했다. 그러나 14일 발표 된 새로운 중기경영계획에서는 각 사업부마다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그쳐 분사화는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