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철수설 나도는 GM… 글로벌업체 “韓 매력 없다”

입력 2015-05-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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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 일부 생산라인 이전설… 고비용 구조ㆍ내수정체로 생산량 하락세

“GM은 한국에서 발을 점차 빼고 있지 않습니까. 르노삼성도 생산기지화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최고위 경영자는 올해 초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외국계 완성차 업체에게 국내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중 GM의 국내 철수설은 단골 메뉴다. 2012년 말 GM의 신형 ‘크루즈’ 생산기지에서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제외됐을 때 철수설이 불거졌다. 2013년 말 GM이 한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쉐보레의 유럽 철수를 선언했을 때는 한국지엠의 존폐 위기로까지 여론이 확장됐다.

최근에는 GM이 한국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로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발단은 스테판 야코비 GM 해외사업부문장이었다. 그는 4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는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의 낮은 인건비 덕분에 30%(17만대)는 수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생산기지 인도 이전’이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로이터통신은 이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은 “차세대 스파크를 한국지엠 창원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 모델은 인도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며 “이는 이미 발표된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 것은 한국지엠의 생산량 감소가 명약관화한 탓이다. 이 회사는 2005년 연간 115만대를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63만대로 반 토막 났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한국지엠의 생산량이 2025년에는 36만5000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지엠의 생산량이 현 수준의 절반으로 줄어들면 국내 공장 일부의 폐쇄는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외국 시장조사기관이 한국지엠의 장래를 비관하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로는 높은 노동 비용이 꼽힌다. 야코비 사장은 “지난 5년간 인건비가 50% 오른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도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을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인상분 6만30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또 내수 시장 정체도 글로벌 기업에게 한국의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한국에서 고용 없는 성장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제조업의 높은 인건비 구조와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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