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대물림’ 심화…계층간 사다리 없는 한국 사회

입력 2015-04-29 12: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고속성장기에는 약화됐던 세대 간 계층 대물림이 최근 다시 강화되는 모습이다.

김희삼 KDI 연구위원은 29일 ‘사회 이동성 복원을 위한 교육정책의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현재의 본인 세대에 비해 다음 세대인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994년 조사에서는 ‘비교적 낮다’와 ‘매우 낮다’를 합친 부정적 응답이 5.1%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9년 11.2%, 2003년 19.8%로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답변 중 ‘모르겠다’를 제외한 2006년 이후는 부정적 응답 비율이 29.0%를 나타냈다. 이어 2009년엔 30.8%로 증가했고, 지난 2013년에는 43.7%를 기록해 10년새 2배 이상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세대간 상향 이동에 대한 비관론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명문대의 상징인 서울대 입학생의 구성 추이를 살펴보면 서울대 진학률에서 타지역과 서울의 격차가 벌어지고, 서울 내에서도 특목고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해 온 것을 볼 수 있다고 김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연령별 사회경제적 지위의 세대간 상관관계를 보면, 한 세대의 소득불평등이 다음 세대의 소득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방증한다.

20~69세 성인 1525명을 대상으로 한 부자간 학력 상관계수 조사 결과, 남성 응답자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간에는 0.656에 달했으나, 아버지와 본인 간에는 0.165로 떨어진다. 주관적으로 평가한 사회경제적 지위와 부자간 상관계수도 해당 세대에 걸쳐 0.599에서 0.449로 낮아졌다.

반면 학업을 마친 성인장남 229명을 기준으로 조사한 본인과 아들의 부자간 학력 상관계수는 0.398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본인의 조부모로부터 아들까지 4대에 걸친 시기의 세대 간 계층 대물림이 본인에 이르기까지는 낮아지다가 다음 세대에 도로 높아지는 ‘U(유)자형’ 추이가 보고된 것을 의미한다.

김 연구위원은 “실제로 세대 간 계층 대물림이 강화되고 교육격차가 확대되면서 교육의 사다리 역할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한 뒤 “재능의 사장을 방지하기 위한 조기개입과 적극적 시정조치, 다양한 성공 경로를 추구할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개혁, 불리한 배경을 가진 청년의 사회적 배제를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