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 타결] 협상에서 전면 개정까지…

입력 2015-04-22 17:27수정 2015-04-2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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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자율성 확대’ vs. 美 ‘비확산 정책 고수’…4년 6개월간 치열한 줄다리기

한미 원자력협정이 42년만에 새 옷을 갈아입었다. 지난 2010년 10월부터 개정협상을 진행해왔던 양국은 협상을 마무리짓기까지 지난 4년6개월여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기존 협정은 당초 유효기간이 지난해 3월이었지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만료를 1년 앞둔 2013년 4월 유효기간을 내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협상이 계속된 것은 원전 산업 발전을 위해 자율성 확대를 추구하는 한국과 비확산 정책을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이 한치의 양보없이 맞섰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특히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을 문제를 놓고 막판까지 밀고당기는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한미 양국이 현행 협정을 체결한 1972년은 우리의 첫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 도입이 추진되던 시기였다. 이후 1974년 1차개정을 거쳐 협정이 발효됐다.

하지만 현행 협정의 만기가 2014년 3월로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의 달라진 위상에 맞는 협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양국은 2010년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본협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정 협상을 개시했다.

양측은 농축과 재처리 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으나, 2013년 양국 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부터 협상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후 양국 정부는 2012년 2월 제5차 협상 이후 1년 이상 열리지 못했던 본협상을 2013년 4월 재개해 여전히 남은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협정 만기를 2016년 3월로 2년 연장하고 추가 협상을 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때부터 양측이 집중적인 쟁점 조율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 제11차 본협상까지 5차례 정례협상이 더 열렸다.

이후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노벽 한미원자력협정 개정협상 전담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11차 본협상 이후에도 각종 소규모 협의를 통해 의견차를 좁힌 끝에 결국 22일 개정 원자력 협정 가서명이 이뤄졌다.

다음은 한미원자력협정 관련 일지다.

◇1956년 2월 3일= 한미 ‘원자력의 비군사적 사용에 관한 협력 협정’ 체결. 협정에 근거해 미국 아르곤 원자력 연구소에 우리 연구원 파견.

◇1958년 3월 14일= 협정 1차 개정. 미국으로부터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2(TRIGA Mark-Ⅱ·열출력 100㎾급) 도입 추진.

◇1965년 7월 30일 =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따라 협정 2차 개정. 트리가 마크-3(TRIGA Mark-III·열출력 2㎿급) 추가 도입 추진.

◇1972년 11월 14일 = 기존 협정을 ‘원자력의 민간이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 협력을 위한 협정’ 체결로 대체. 첫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 도입 추진.

◇1973년 3월 19일 = 협정 발효. 협정 유효 기간 41년으로 제시.

◇1974년 5월 15일= 협정 1차 개정. 고리 1호기에 공급할 농축우라늄 상한선 등을 정해 추가.

◇1974년 6월 16일 = 협정 발효.

◇2010년 8월 =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 전담 TF를 외교통상부에 설치.

◇2010년 10월 25일 =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개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건식 재처리)’의 공동연구에 합의.

◇2011년 3월 3~4일 = 제2차 협상 서울서 개최.

◇2011년 4월 = 10년간의 파이로 프로세싱 공동연구 출범

◇2011년 7월 14~15일 = 제3차 협상 워싱턴서 개최.

◇2011년 10월 20~23일 = 제4차 협상 서울서 개최.

◇2012년 2월 6일 = 제5차 협상 워싱턴서 개최.

◇2013년 4월 16일~18일 = 제6차 협상 워싱턴서 개최. 현행 협정 만기를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고 추가 협상키로 합의.

◇2013년 4월 24일 = 한미, 협정 만기 연장 공식 발표.

◇2013년 6월 4일 = 제7차 협상 서울서 개최.

◇2013년 9월 30일~10월 1일 = 제8차 협상 워싱턴서 개최.

◇2014년 1월 7~8일 = 제9차 협상 대전서 개최.

◇2014년 3월 18일 = 한미 원자력협정 만기 2년 연장안 공식 발효.

◇2014년 6월 17~18일 = 제10차 협상 워싱턴서 개최.

◇2014년 9월 21일 = 제11차 협상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 계기 개최.

◇2015년 4월 22일 = 한미, 협상 타결…개정 원자력협정 가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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