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통신기기 대기업 노키아가 디지털맵 및 위치정보 서비스 ‘HERE(히어)’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키아는 이날 프랑스 미국계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루슨트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노키아가 제안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에서 히어의 위치를 평가하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며 히어 매각 검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히어는 주로 야후와 중국의 검색엔진인 바이두, 미국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닷컴 등 라이선스 수수료를 지불하는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엔진과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에 탑재된 라이벌 ‘구글맵’에 비해 존재감은 약하다.
작년 가을부터 안드로이드 단말기와 애플의 아이폰에 무료 제공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다운로드 수는 총 600만 회로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세계 판매 대수에 비하면 극히 초라하다.
다만 히어는 자동차 업계에선 존재감이 강하다. 북미와 유럽에서 지난해 판매된 신차 중 약 1300만대에 네비게이션 시스템으로 탑재됐다. 이는 네비게이션 장착 차량의 약 80%의 점유율에 해당한다. 하지만 노키아의 핵심 사업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노키아가 지난해 자사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히어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는 자체 디지털맵 사업이 없는 데다 검색엔진 ‘Bing(빙)’과 스마트폰용 OS ‘윈도’에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히어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노키아는 이날 알카텔루슨트를 156억 유로(약 18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