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유상증자 실권주 총액인수란 '독(毒)이 든 사과'를 먹고 몸살을 앓고 있다.
짭짤한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유상증자 실권주 총액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대규모 실권주 물량을 떠안으면서 수수료를 웃도는 손실을 입는 증권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교보증권, 옐로우앤 지분 '눈물의 손절매'
최근 옐로우앤실리샌드와 유상증자 대표주관사를 맡은 교보증권은 실권주를 모두 인수하는 총액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35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에서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를 거치면서 실권된 주식은 총 176만4402주로 이 물량은 모두 교보증권이 인수했다. 실권주에 쏟아부은 비용만 74억1048만원이다.
그러나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달 24일과 이번 달 6일에 각각 4175만원, 6억9630만원의 손실을 감내하면서 옐로우앤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이 옐로우앤의 유상증자 주관사를 담당하면서 인수수수료로 벌어들인 금액은 7억6666만원이며 이번 주식처분으로 7억3805만원으로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현재 남아있는 지분은 5.87%(115만주)이지만 옐로앤의 주가가 유상증자 발행가액(4200원)의 30% 가량을 밑돌고 있어 추가적인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권주가 발생한 당시 교보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오로지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의해 발행가가 결정되는 것으로 현재 특별한 대처 방법은 없다"며 "다만, 실권주를 교보증권이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옐로우앤실리샌드의 향후 전망을 봤을 때 93억원 이상의 가치는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한 바 있다.
◆키움증권, 씨피엔의 최대주주로...물량 처분 '고심'
씨피엔이 스위치 전문기업인 남애전자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유상증자에서 대표주관사로 참여한 키움증권도 실권주 총액인수를 계약했다.
총 1650만주의 유상증자 결과 1021만680주(61.88%)의 실권주가 발생했으며 키움증권은 51억534만원을 들여 실권주식을 인수했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씨피엔의 지분 처분으로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이 씨피엔의 유상증자로 벌어들인 인수주선수수료는 10억5455만원이다. 현재 씨피엔의 주가가 530원에 거래되고 있어 발행가액(500원) 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우리가 씨피엔의 물량을 평생 가지고 갈 수는 없다"며 "▲씨피엔이 남애전자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인수하는 시점 ▲인수 후 합병을 추진하는 시점 ▲합병 후 기존 사업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 시점 등 회사의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시점에 물량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