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지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담배값을 뺀 3월 소비자물가가 두달째 감소세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4% 올랐다.
작년 같은 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8%, 2월엔 0.5%로 내려왔다.
지난달의 상승률은 0.3%를 기록한 1999년 7월 이래 15년 8개월만에 최저치다.
담뱃값을 2000원 올린 데 따른 물가 인상 효과(0.58%포인트)를 제외하면 두달째 마이너스(0.4%-0.58%)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생산자물가가 소폭 올랐지만 전년대비 석유류의 하락세가 이어진데다 도시가스와 농축산물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물가상승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석유류의 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1.4%에 달했다. 농산물은 -0.8%, 축산물은 -3.0% 를 나타냈다. 전기.수도.도시가스 요금 또한 -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올라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9∼12월에는 4개월 연속 1%대였다.
이밖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이 지표 역시 지난해 9∼12월에는 4개월 연속 1%대였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0.8% 떨어졌고 신선식품지수도 2.0% 내려갔다. 신선식품 중 신선어개(3.0%), 신선채소(4.7%), 기타신선식품(13.0%)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올랐다.
그러나 신선과실은 12.0%나 하락했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보다 1.2%, 한달 전보다 0.3% 각각 하락했다.
공업제품은 작년 같은 달보다 0.5% 하락했는데, 휘발유(-19.7%), 경유(-21.5%) 등 국제적인 저유가 영향을 받은 유류 제품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담뱃갑의 경우 국산담배는 83.7%, 수입담배는 66.7% 각각 올랐다.
서비스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 전달보다 0.3% 각각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1년 전보다 0.6% 상승했는데, 외래진료비(1.8%), 하수도료(6.8%) 등이 오른 영향이다.
개인서비스도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해외 단체여행비(-4.7%), 국제항공료(-12.7%) 등은 내렸지만 공동주택관리비(4.2%), 구내식당식사비(5.4%), 중학생 학원비(2.6%) 등은 올랐다.
전세(3.2%)와 월세(0.3%)가 일제히 올라 집세도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사실상 정부의 조정치인 담뱃값을 제외할 경우 두달째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은행의 물가전망치(1.9%)는 조만간 하향 수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물가를 바탕으로 한 세수전망치가 어긋나고 내수회복이란 선순환 구조가 어려워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떨쳐내기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