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3A호’ 우주 대장정 돌입] 야간악천후에도 산불핵시설 관측… 한반도 ‘24시’ 엄호

입력 2015-03-3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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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네 번째로 고해상도 적외선 영상촬영 위성 보유하루 5.5회 모든 종류의 지상관측 포트폴리오 갖춰기후변화재해재난국토안보 등에 분석활용 가능

한국의 우주개발시대가 앞당겨져 지고 있다. 다목적 실용위성 3A호(아리랑 3A호)가 순간 최대 속도를 초당 약 7.8km까지 끌어올리며, 우주궤도에 안착했다. 한국의 위성 역사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지난 2006년 해상도 1m급 광학카메라를 장착한 아리랑 2호에 이어 2012년에는 최초로 1m보다 작은 물체를 감지하는 해상도 0.7m 카메라를 장착한 아리랑3호를 발사했다. 아리랑3A호에는 이보다 더 작은 물체를 감지하는 0.55m급 해상도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아리랑3A호는 다른 다목적실용위성과 비교해 120㎞가량 낮고 더 빠른 초당 7.8㎞속도로 지구 주위를 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국내 최초의 전천후 지구 관측 위성인 아리랑 5호를 발사했다. 이 위성에는 광학 카메라가 아니라 레이더가 마이크로파를 지상에 쏘고 반사된 신호를 받아 영상을 만드는 영상 레이더(SAR)를 장착하고 있다. 아리랑2호와 3호, 3A호가 날씨가 맑은 날과 낮에만 지상을 찍을 수 있는 데 비해 아리랑5호는 우리나라 위성으로는 처음으로 구름이 낀 날이나 밤에도 지상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더 영상은 야간이나 흐린 날씨에도 건물의 외형이나 지형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지만, 이는 단순히 형태 파악에만 그칠 뿐이다. 산불이나 화산활동, 도시의 열섬 현상처럼 형태가 잡히지 않는 지상의 상황은 포착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미국과 러시아, 유럽 국가들은 지상에 있는 물체가 내뿜는 미세한 열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위성을 쏘아올리기 시작했다. 아리랑3A호에는 해상도 55㎝급 전자광학카메라와 적외선(IR) 관측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해상도 적외선 영상을 촬영하는 위성 국가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아리랑 3A호가 우주 대장정에 돌입했다. 한국이 우주로 쏘아 올린 위성으로는 13번째이고, 다목적 실용위성으로는 5번째이다. 앞으로 4년간 지구 주변 528㎞ 상공을 하루 15번씩 돌며 밤과 낮 하루 2차례씩 지상관측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아리랑 3A호는 이달 26일 새벽 3시 8분(한국시간 26일 오전 7시 8분)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아리랑 3호는 지름 2m, 높이 3.8m, 태양전지판 폭 6.8m에 무게는 1.1t이다. 아리랑 3A호는 발사 후 약 15분에 위성체와 발사체가 분리됐고, 약 32분만에 남극의 트롤(Troll) 지상국과 최초 교신을 통해 위성 궤적 확인 및 태양전지판 전개를 확인했다. 이어 약 87분만에는 노르웨이 스발바드(Svalbard) 지상국과도 두번째 교신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사 후 약 5시간 56분이 흐른 시점인 26일 오후 1시 4분(한국시각)에 대전 항우연의 위성관제센터에서 한국과의 첫 교신을 통해 위성체의 전반적인 상태가 종합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한국의 위성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2009년 11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리랑3A호 사업은 5년 4개월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허준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아리랑3A호 발사로 한국은 광학과 영상레이더, 적외선 감지 위성까지 모두 보유하게 된다”며 “모든 종류의 지상 관측 위성을 보유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나라가 된다”고 말했다.

아리랑 3A호는 관측임무 수행에 앞서 3~6개월간 위성체 및 탑재체 기능시험 등 초기운영을 거쳐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간다.

아리랑3A호는 해상도 55㎝급 전자광학카메라와 적외선(IR) 관측 센서라는 신기능을 갖추고 있다. 해상도 55㎝급이란 땅 위에 있는 가로세로 각각 55㎝ 물체를 점으로 인식이 가능하다. 성인 한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개발한 적외선 관측 센서는 땅위의 차량이나 건물 등에서 내뿜는 중적외선을 감지해 도시 열섬 효과나 산불 발생, 밤에 움직이는 구름 등의 관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고해상도 적외선 영상을 촬영하는 위성을 보유하는 국가가 됐다. 또 낮과 밤, 악천후에 상관없이 지상의 상황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적외선에는 눈으로 보이는 가시광선에 가까운 근적외선부터 중적외선, 원적외선이 있는데 아리랑3A호에는 이 가운데 파장이 3.3~5.2㎛에 해당하는 중적외선 감지 센서가 달려 있다. 이 영역의 파장은 300~700도인데, 주로 주변과 온도차가 나는 산불이나 화산 활동, 핵시설과 같은 공장 가동 여부, 도심 열섬과 같은 고온 현상을 포착하는데 용이하다.

아리랑3A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적외선 감지 성능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파장의 중적외선을 감지하는 미국의 TSX-5는 해상도가 35m, 독일의 버드(BIRD)는 해상도가 370m, 프랑스의 헬리오스가 5~10m 해상도에 불과하지만, 아리랑3A호는 5.5m에 이른다. 그만큼 더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한 위성전문가는 “아리랑3A호는 세계적으로 드문 성능을 가진 IR센서를 장착하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의 아리랑 3A호에 대한 관심이 꽤 높다”고 강조했다.

아리랑3A호가 본격적인 임무에 들어가면서 한반도는 24시간 감시 체계에 들어간다. 아리랑2호는 오전 10시 30분~12시 한반도를 지나고, 아리랑 3호와 3A호는 오후 12시~2시 사이 한반도를 지난다. 아리랑3호와 3A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시간은 20분 차이에 불과하다. 이는 그만큼 한반도에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관측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리랑5호에 탑재된 영상 레이더는 새벽과 저녁시간에, 아리랑 3A호는 새벽 1~2시에 한반도를 지나며 지상을 관측할 수 있도록 운영시간이 설정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아리랑 2호만 운영될 때는 한반도를 관측하는 주기가 하루 0.75회로, 하루에 단 한 번도 관측할 수 없었지만, 아리랑 3호와 5호가 운영되기 시작한 2014년부터 하루 3.5회 한반도 관측이 가능하다”며 “이는 오전과 오후 각각 낮시간대 영상을, 또 해가 뜬 직후와 해지기 직전에 레이더 영상을 얻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리랑3A호는 오후 12시부터 2시 사이 한 차례, 또 새벽 0시부터 2시까지 적외선 영상을 한 차례 찍을 예정이어서 한반도 관측 주기는 5.5회로 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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