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이 콧대를 낮추고 판매가격을 내리자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루이뷔통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명품기업 LVMH그룹의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가 가격을 전격 인하한 가운데 버버리와 구찌 등은 세일 행사를 진행해 이목을 끌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태그호이어가 주요 제품의 국내 판매 가격을 최대 27% 내렸다.
'까레라 1887 엘레강스'는 777만원에서 565만원으로 212만원 내렸고, '까레라 헤리티지 1887 블루핸즈'는 649만원에서 527만원으로, '까레라 레이디 칼리버9 오토매틱 다이아몬드 인덱스'는 320만원에서 251만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태그호이어 측은 유로화 약세 등 환율 변화에 따라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샤넬이 일부 핸드백 제품의 백화점 판매 가격을 15~20% 인하했고, 발리, 코치 등은 면세점에서 실시하는 환율 보상 세일에 동참한 바 있다. 구찌와 버버리도 브랜드 자체 행사로 '국내 모든 면세점에서 고객 누구나 기존 프로모션에 5% 추가 할인 혜택'을 줬다.
구찌의 경우 샤넬과 마찬가지로 면세점 VIP 고객에게도 일절 할인을 제공하지 않는 '노세일 브랜드'여서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다.
콧대 높던 명품들의 가격 인하 명분은 표면상 '환율'이지만, 불황에 따른 판매 부진이 진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샤넬 판매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명품업체들이 자존심은 지키면서 부분 세일에 나설 명분을 찾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