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디즈니랜드, 글로벌 테마파크 왕좌 놓고 격돌

입력 2015-03-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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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 사진=블룸버그

유럽을 기반으로 한 레고랜드와 미국의 디즈니랜드가 글로벌 테마파크 왕좌를 놓고 격돌할 조짐이다.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영국의 멀린엔터테인먼트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아시아·북미 진출로 월트디즈니가 운영하는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의 아성을 위협하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영국 윈저지방에 1억6000만달러를 들여 1996년 설립된 레고랜드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레고 무비’의 성공에 힘입어 휴일이면 주위에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최근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멀린은 덴마크 완구업체인 레고그룹에서 2005년에 레고랜드를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 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 등을 테마로 한 공간을 확충하고 호텔을 세우는 등 숙박형 레저시설로 고객유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현재는 덴마크, 영국 뿐만 아니라 독일, 미국, 말레이시아에서 6개의 시설을 운영한다. 2016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2017년에는 한국과 일본 나고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올 4월에는 실내 체험시설 ‘레고랜드 디스커버리 센터’를 2012년 도쿄에 이어 오사카에 연다.

신문은 멀린이 M&A를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닉 버니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은 1999년 MBO(경영자 매수)로 독립한 것을 계기로 투자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 투자 수익률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방침을 전환했다.

이 회사는 수족관 ‘시 라이프’와 유령의 집 ‘던전’ 등으로 유럽에서의 사업 기반을 다진 후 레고랜드에 이어 2007년에는 런던의 관광 명소 중 하나이자 유명 인사의 밀랍인형을 전시하는 ‘마담 투소’ 운영사도 인수했다. 진출 지역도 미국, 아시아로 확대, 2014년 말 현재, 세계 23개국에 105개의 시설을 거느리고 있다. 미국의 디즈니가 11개를 거느린 것에 비하면 사업 영역이 더 넓은 셈이다.

멀린은 여러 개의 테마파크를 가까운 곳에 밀집시켜 티켓을 세트로 판매해 객단가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2000년 이후 기존점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6%대에 달한다. 이에 대해 영국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는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장기간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드문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디즈니와 달리 종합력으로 승부하는 셈이다.

미국 컨설팅회사 AECOM에 따르면 멀린의 테마파크 총 방문자 수는 디즈니에 이어 세계 2위다. 2014년에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6280만 명이 방문했다. 2014년 매출은 사상 최대인 12억 파운드 이상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증가했다. 순이익은 12% 증가한 1억6200만 파운드였다.

신문은 이같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배경에 테마파크 산업이 영화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호시절을 맞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디즈니는 ‘겨울왕국’, 유니버설은 ‘해리포터’시리즈를 소재로 한 영역 확대로 고객 유치를 늘리고 있다. 멀린 역시 레고의 3차원(3D) 영상을 한시적으로 공개하는 한편, 마담 투소는 ‘스타워즈’의 등장 인물을 전시, 고객을 유치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문은 앞으로 주요 테마파크들이 중국에서 큰 전쟁을 치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개장을 앞둔 가운데 2019년에는 베이징에서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문을 연다. 이에 멀린도 베이징, 상하이, 홍콩에서 레고랜드 건설을 검토하며 디즈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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