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충당금 확 줄인 은행… “승소 자신” vs “안일 대처”

작년 5곳 564억 82%나 줄여…금융사고 후 리스크관리 강화

지난해 은행들의 소송 리스크가 큰 폭으로 줄었다. 각종 금융사고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지나치게 소송 패배 가능성을 낮게 보고 배상액을 자의적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송에 패소했을 경우 내어줘야 할 재무적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얘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지난해 소송충당부채는 564억2100만원으로 전년(3268억 6400만원) 대비 82% 줄었다.

절대적 규모가 가장 크게 줄은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소송충당금부채는 163억4300만원으로 전년 2067억4500만원대비 90%나 급감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222억3000만원으로 전년 947억3500만원에서 76%나 줄었다.

이 밖에 하나은행 33%(187억5500만원→124억5700만원), 국민은행 19%(32억5700만원→26억2200만원"), 기업은행 17%(33억7200만원→27억6900만원) 소송충당부채가 감소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피소인 소송은 대부분 불완전판매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 청구 등”이라며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 이후 리스크관리를 더욱 강화하면서 소송 리스크가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소송 패소에 대한 재무적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이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사건은 179건이다. 소송금액만 3415억6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단 0.7%만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우리은행 역시 475건, 8412억7800만원의 피고 계류 소송에 대해 단 2%만을 재무적 준비를 마쳤다. 하나은행은 8.7%(130건, 1431억5300만원), 신한은행 7.4%(134건, 2998억3900만원), 기업은행 3%(188건, 916억500만원)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이같은 은행들의 소극적 대비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송 패배에 대한 보상 의지가 없는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B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적게 쌓는다고 보상 의지가 낮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슷한 사건에 대한 승소율이 높다는 점을 반영해 충당금 규모를 적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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