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더건강한햄, 올해 매출 1000억 목표…스팸급 메가브랜드 넘본다

입력 2015-03-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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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의 ‘더 건강한 햄’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식문화를 창출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도시락 속 소시지 반찬이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시대를 지나 2000년대 돈육 함량을 높이고 합성첨가물을 뺀 프리미엄 냉장햄으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꾼 데 이어 이번에는 초박 쉐이빙 기술을 적용한 슬라이스햄을 내세워 소비자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더 맛있고 즐거운 식문화’ 창출에 나선다.

◇햄과 라이프스타일의 접목…2020년 매출 2000억대 노린다=‘더 건강한 햄’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건 2010년 5월. 당시 건강 웰빙 트렌드가 급부상하면서 냉장햄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제조과정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이슈가 커지면서 ‘맛은 있어도 자녀에게 주기 꺼려지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만연해있었다.

CJ제일제당은 ‘돈육함량 90% 이상’과 ‘무(無) 첨가’라는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햄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부들의 지갑이 열리기 시작했다. “베이컨이나 김밥용 햄도 만들어달라” “비엔나 소시지는 언제 나오나?” 등 다양한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매출 4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경쟁업계에서도 같은 콘셉트의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침체됐던 냉장햄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일 충북 진천군에 위치한 육가공공장에서 ‘이노베이션 세미나’를 열고 냉장햄 생산공정과 함께 신제품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를 공개했다.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는 브런치를 즐기는 식문화 트렌드에 발맞춰 야심차게 준비한 신기술 슬라이스햄이다. 풍성하고 폭신한 식감을 위해 초박(Ultra-thin) 쉐이빙 기술을 적용했다.

초박 쉐이빙 기술은 마치 면도를 하는 것처럼 고기를 자르지 않고 얇게 ‘깎는 질감’을 구현하는 기술로 0.8mm 두께의 초박 슬라이스가 가능하다. 기존 슬라이스햄(두께 1.2mm~2mm)에 비해 훨씬 얇기 때문에 폭신한 식감에 풍성한 맛 구현이 가능한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햄 시장이 발달한 서구권에서는 이런 형태의 쉐이빙드햄 제품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국내 대형 육가공업체로는 최초로 시도되는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에 이어 오는 7월 출시 예정인 수제맥주와 어울리는 ‘더 건강한 천연장후랑크(가칭)’ 등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후속 제품군을 준비 중이다. 내년에는 저나트륨 추세에 맞춰 나트륨 저감화를 하면서도 맛품질은 유지한 저나트륨 제품군을 확충할 계획이다.

곽정우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상무는 “냉장햄 시장은 서구식 식문화의 확대로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 향후 5년 내 1조2000억원 규모까지 시장 자체를 성장시킬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은 ‘더 건강한 햄’을 2020년까지 2000억원대 브랜드로 육성해 스팸급의 메가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육즙 손실 최소화하는 해동기술이 맛 비결=더 건강한 햄은 출시 1년 만에 매출 4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2012년 662억, 2013년 747억, 지난해 868억으로 매년 10%대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1167억으로 예상된다.

더 건강한 햄의 성공 뒤에는 고기 맛을 높이기 위한 남다른 노력이 숨어있다. 더 건강한 햄은 생고기에 가까울 정도로 원료를 관리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원료육은 냉동상태로 입고가 되기 때문에 해동하는 과정에서 육즙 손실이 발생한다. CJ제일제당은 고기 맛을 좌우하는 육즙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저온완만해동기술’과 ‘저온텀블러해동기술’을 도입했다. 저온완만해동기술은 20~30도의 저온 상태에서 미스트를 분사하면서 해동하는 방식으로 한번에 10톤 규모의 원료육을 동시 해동할 수 있다.

‘햄은 건강에 해롭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게 한 ‘무첨가 기술’도 핵심 포인트다. CJ제일제당은 5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합성아질산나트륨을 식물성 소재인 샐러리즙을 발효시킨 것으로 대체했고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쏘르빈산나트륨 등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첨가물도 뺐다. 냉장햄 제품의 특성상 첨가물을 완전히 뺀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표적인 첨가물을 빼면서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진천 육가공공장은 합성첨가물을 줄이고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제품을 다루는 만큼 국내 식품업계 최고 수준으로 ‘클린룸(Clean Room)’을 설계했다. 관리등급은 다르지만 반도체 공장처럼 무균상태로 관리해 대장균, 가스, 먼지를 최소화하는 청결을 유지하고 있다. ‘무첨가’ 콘셉트를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미생물 제어장치 운영에 답이 있다.

박문수 진천공장 공장장은 “식선제품을 생산하다보니 유통기한이 짧고 식품 변질에 대한 안정성이 중요해 위생이나 품질관리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설비들을 많이 도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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