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결국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입력 2015-03-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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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상 한화생명 경영기획팀 부장

최근 그동안 가입했던 퇴직연금을 ‘DB(확정급여)’ 형에서 내가 직접 설계하는 ‘DC(확정기여)’ 형으로 바꿨다.

담당자에게 언제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55세부터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단다. 속으로 ‘아직 멀었구나’라고 안심하던 중 “부장님도 얼마 안 남으셨네요?”라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입사한 지 20년이 지났고 50살이 그다지 멀지 않았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마음만은 여전히 청춘인 것 같은 데 말이다.

나름 보험회사에 근무하며 개인연금도 들고 퇴직 후 문제를 고민하고 준비를 했다고 자부했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먼 훗날 이야기로 느껴졌던 연금이란 게 이제 가깝게 다가선 것이다.

사실 보험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내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핑계로 퇴직연금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내가 설계해 가야 한다니 막막하다.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최근 지인들과의 저녁 모임에서 연금 이야기를 했더니 역시 다들 걱정만 앞서지 그다지 대비는 없어 보였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금소득 대체율은 42%에 불과하며, 노후준비 정도가 괜찮다고 응답한 50대 비율이 열 명 중 한 명뿐이라고 한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봐도 당장 퇴직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 50대 전후의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은 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미국은 50세 이상 국민이 낸 연금에 대해서는 연간소득공제 한도 이외에 추가 소득공제를 해주는 등 노후 준비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게 한다고 한다. 우리도 올해부터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의 300만원에 대해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등 정부의 정책적 배려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미래는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이번 퇴직연금 전환을 계기로 나 자신을 위해 어느 정도 준비했고,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곰곰이 더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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