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3월 22일 上善若水(상선약수) 지극히 선한 것은 물과 같다

입력 2015-03-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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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3월 22일은 물의 날이다.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유엔이 1992년 12월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에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정해 행사를 하다가 유엔의 동참 요청에 따라 1995년에 3월 22일로 변경했다.

물의 날에 생각나는 말은 상선약수(上善若水:지극히 선한 것은 물과 같다)다. 노자 ‘도덕경’ 제 8장에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라는 말이 나온다. ‘지극히 선한 것은 물과 같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이가 싫어하는 낮은 자리로 흘러간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는 뜻이다.

생육신 중 한 명인 추강거사(秋江居士) 남효온(南孝溫·1454~1492)이 계옹(溪翁) 김영숙(金榮淑)의 청을 받고 정자 이름을 지어준 ‘감정기’(鑑亭記)에도 노자의 말이 나온다. “물은 만물을 잘 비추어 곱고 더러움을 그대로 드러내니 허물을 듣고 용감하게 고치는 선비가 이를 좋아하고, 천하의 가장 낮은 데 처하여 다른 것과 다툼이 없어 겸손히 물러나 부드러움을 지키는 사람이 이를 사랑한다. 그러므로 공자 같은 성인도 물을 지혜롭다 일컬었고, 노자 같은 현인도 그 낮추는 덕을 취하였으니 내가 이러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 지 오래다. (중략) 영숙이 이름을 지어 달라 하기에 시내 이름을 감계(鑑溪)라 하고 정자 이름을 감정(鑑亭)이라 하였다.”

일본의 프로기사 다카가와 가쿠(高川 格·1915~1986) 9단은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이라고 쓴 부채를 들고 대국하곤 했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 이것도 노자에서 비롯된 말이다. 기풍은 평범해 특색이 없어 보였지만 그는 일본 바둑의 최고 영예인 혼인보(本因坊)를 9연패한 ‘명예 혼인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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