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사상 첫 1%대로 인하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리 인하가 경제 활성화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전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부문장은 “금리 인하는 최근의 경기 흐름이 계속 좋지 않아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본다”며 “지난주에 나왔던 소비자물가가 담뱃값 인상을 제외하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우려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부문장은 “금리 인하는 방향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본다”면서도 “경기 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에 효과는 적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도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은 생산과 투자, 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경기가 아주 안 좋을 때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약하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시장에 앞으로도 완화적인 형태의 통화정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형성해 주는 게 좋다"며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자본 유출 확산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신 부문장은 “가계부채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금리 인하로 '부채의 덫'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또 그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조만간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자금이나 외화의 유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도 "지금은 금리 인하로 유동성을 확대해도 돈이 실물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가계부채만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또한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금리가 인상됐을 때 자본 유출의 우려도 부작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