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내용공시 전 보유주식매각…‘개미’에 손실 떠넘기는 사례
# 지난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던 코스닥 상장업체 A사 임직원은 이 회사의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는 공시를 하기에 앞서 임직원 등이 손실회피를 위해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공시직전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입은 뒤에야 상장폐지사유(감사의견 거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코스피 상장사 B사는 호재성 공시를 이용해 주요주주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긴 사례다. 이 회사는 경영환경 악화로 관리종목에 지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제출기한 내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대신 유상증자 등 호재성 공시를 냈고, 이에 거래량이 증가하자 주요주주는 보유주식을 매각했다. 이 회사는 이후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12월 결산법인의 결산보고서 발표 시즌이 도래함에 따라 관리종목지정 또는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법인에서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때다. 이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12월 결산법인 결산실적과 관련한 ‘투자유의안내(Investor Alert)’를 2일 제공했다.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를 앞둔 법인의 주요주주와 임직원이 손실회피를 위해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행위는 거래소가 제시하는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유형이다. 결산실적 발표에 앞서 호재를 유포시킨 뒤 일시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보유주식을 매각하기도 한다. 결산실적이 개선됐다거나 관리종목에서 벗어난다는 식의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조작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거래소는 영업실적∙재무구조 등이 취약한 기업의 주가와 거래량이 결산보고서 제출기한을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경우를 불공정거래 발생기업의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감사보고서가 특별한 이유없이 제출기한을 넘기거나 최대주주의 주식이 대량으로 임의처분된 경우,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거나 부실한 내부통제로 횡령∙배임이 발생한 곳 역시 거래소가 꼽는 요주의 기업이다.
오창원 거래소 기획감시팀장은 “면밀한 검토없이 투자하는 경우 주가급락에 따른 손실 뿐 아니라 상장폐지 등으로 불의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투자 전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종목에 대한 추종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임∙횡령 발생, 최대주주변경, 불성실공시 여부 등의 투자유의사항과 감사보고서 미제출 현황 등은 거래소는 기업공시채널(KIND, http://kind.krx.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