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배당확대' 정책…총수일가와 외국인만 배 불렸다

입력 2015-02-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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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부자 40%가 재벌가 3~4세, 올해 外人 배당 사상최대 전망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으로 인해 대기업 총수 일가와 외국인 투자자만 재미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기업분석기관 CEO스코어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총수 일가의 배당액 상위 100명 가운데 40명이 재벌 3~4세 경영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22개 그룹 96개 상장사가 대주주 일가 279명에게 총 7268억원의 배당이익을 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배당액을 챙긴 사람은 314억원을 받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6억원의 배당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정몽진 KCC 회장(168억원),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144억원), 구광모 LG 상무(105억원) 등이 배당액 수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배당액은 전년보다 79.5% 증가했다. 이 부회장은 0.57%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주당배당금을 1만4300원에서 2만원으로 늘린 덕이다. 소속 기업의 배당 확대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도 지분을 35.4%와 29.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지분 0.74%를 보유한 홍라희 라움미술관장은 217억원의 배당이 결정돼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대주주 일가로서는 유일하게 배당액 상위 10위에 들었다.

외국인 투자자 역시 기업 배당 확대정책에 따른 재미가 쏠쏠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외국인 배당금은 11조3600억원. 2013년 보다 28%, 배당금이 가장 많았던 지난 2007년보다도 무려 25%나 많은 규모다. 외국인 배당 증가는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배당 장려 정책이 영향을 줬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이 본격화되는 올해, 외국인에 대한 배당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과 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올해 외국인 배당금만 작년보다 35% 늘어난 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엔저와 중국 자본유입이 더욱 확대되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배당액 해외유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이 소액주주 대신 주요기업 총수 일가에 집중되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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