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가 답이다] “경력단절 애널 추천해주세요”

입력 2015-02-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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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분석 넘어 대체투자 대응… 신생섹터 인재 찾기 ‘총성 없는 전쟁’

지난 2년간 침체의 늪을 걷던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최근 시니어급 인재를 영입해 빈 섹터 채우기에 나섰다. 증권사의 최고 갑(甲)으로 꼽히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커버하는 유니버스(투자대상 종목)를 중요시 여긴 데 따른 후속조치라는 평가다.

또한 핀테크 등 증권사들의 신사업 영역 분야가 넓어짐에 따라, 결국 이를 제대로 커버할 수 있는 리서치 능력에 대한 수요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최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마다 빈 섹터에 적합한 인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이는 김철범 한화투자증권 센터장이 꼽힌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김 센터장은 친분 있는 업계 센터장들에게 ‘애널리스트를 찾습니다’라는 내용의 구인 공고 문자를 보냈다. 리서치에 대한 열정과 분석을 높이 여기는 애널리스트들 중 고령 또는 고액 연봉 때문에 커리어가 끊긴 애널리스트가 있다면 주저말고 추천해 달라는 것이 요지였다.

김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빈 섹터를 채운다는 개념보다는 열정과 소신이 있지만, 부득이 하게 경력이 단절된 능력있는 애널들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아무래도 당사 리서치가 남들과는 차별화된 투자 철학과 리서치 문화를 공유하다 보니 이에 걸맞는 현업 능력과 소신이 있는 인재라면 인원에 관계없이 최우선적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투자등급의 간소화, 개인고객들도 기관투자자와 동일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게 하는 등 획기적인 리서치 문화를 선도해왔다. 이에 따라 기존 4단계로 구분된(Buy, Outperform, Marketperform, Underperform) 투자 등급을, 절대 수익률 3단계 등급(Buy, Hold, Sell)으로 단순화했으며, 전체 커버리지 종목 가운데 Hold(중립) 및 Sell(매도) 이하 투자 의견 비중을 40% 수준으로 확대했다.

대신증권도 현재 공석인 건설, 제약, 퀀트, 경제(이코노미스트) 부문 적임자를 찾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센터장은 “오겠다는 인원은 꽤 있으나 적임자를 찾기 만만치 않은 측면도 있다”며 “당사 리서치에 적합한 스펙을 갖춘 인재를 찾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빠르면 내달 중으로 모두 세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도 현재 공석인 유통, 음식료 담당 애널을 현업 애널이나 바이사이드, 현업 연구원 출신 중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증권사들은 그동안 인기없는 섹터를 아예 공석으로 놔두거나 주니어급 RA(Research Assistant·보조 애널리스트)로 채워왔다. 그러나 이처럼 근래 시니어급 인재 찾기에 본격 나선 것은 기관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는 진단도 나온다.

금투업계 고위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민연금이 전 종목 섹터 유니버스를 구비할 것을 권고했고, 인기가 없는 섹터도 다 갖춰야 위탁 증권사 선정시 정량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따라서 대형사들 위주로 공석으로 놔두거나 주니어급을 채웠던 비인기 섹터에 적합한 인재가 있다면 영입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계 고위관계자도 “최근 침체기를 겪으면서 한때 리서치가 구조조정 1순위로 전락하기도 했지만, 결국 증권사들이 신사업 분야를 분석하고 진출할 때 리서치는 펀더멘털적인 백그라운드”라며 “다만, 예전엔 기업분석과 주식 위주로만 분석 능력이 쏠렸다면 이젠 글로벌하게, 다양한 AI(대체투자)에 대한 기관과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은 만큼 이런 부분에도 특화해서 향후 대응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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