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절치부심'…신한 CEO 출신 사외이사 전격 영입

입력 2015-02-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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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탈환을 노리는 KB금융그룹이 경쟁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을 사외이사로 전격 영입했다. 이는 한국 금융사에서 전례가 없는 사례로 '리딩뱅크'의 명성을 탈환하기 위한 윤종규 KB금융의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자세가 그대로 전달된다.

15일 KB금융에 따르면 지난 13일 선정한 최종 사외이사 후보 7명에 25년간 신한에 몸담았던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사진>이 포함됐다.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하려는 KB금융의 절박함이 묻어나는 인사조치다.

앞서 지난달 30일 경기도 소재 KB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진행된 ‘2015년 KB금융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한 금융회사는 경쟁사인 신한금융이었다.

윤종규 회장 취임이후 신한금융 간의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데에 따른 결과다. 리딩뱅크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민망할 지경으로 위상이 추락한 상황을 고려하면 자존심이 상할 틈새도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지난 2007년 은행권 사상 최대의 이익인 2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00년대 후반까지 명실상부한 국내 금융회사 중 단연 리딩뱅크였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신한은행에 1등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에도 2조원이 넘는 순익을 낸 신한에 크게 뒤졌다.

이번 최 전 사장의 사외이사 발탁은 윤 회장 입장에선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최 전 사장은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가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사무관으로 재직했으나, 미래가 보장된 경제관료 자리를 박차고 나와 1982년 신한은행이 세워질 당시 합류한 신한의 '창립 멤버'다.

이후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등 요직을 거쳐 1999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1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마침내 2003년 신한금융 사장을 맡아 라응찬 회장에 이어 그룹의 2인자 자리에 올랐다.

한 금융권 인사는 "보수적인 국내 은행권 문화에서 최대 경쟁업체의 CEO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은 일종의 파격"이라며 "KB의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윤 회장이 얼마나 절치부심하는지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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