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전]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6000억원 '꽃놀이 패'…금호냐, 동부냐?

입력 2015-02-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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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 금호산업 인수전 '들었다 놨다'…금호, 동부건설 인수전 다크호스

금호산업 인수전의 잠재적 후보로 평가받던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이 복심(腹心)에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딜로이트안진과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 컨설팅 계약을 체결함에따라 설 연휴 전후로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여부를 예측 수 있다.

반면 앞서 김 회장이 금호산업 지분을 사고팔며 시장의 무수한 추측을 쏟아낸 터라 올 하반기에 매물로 나오는 동부건설 인수가 최종 목적지라는 예측으로도 갈린다. 채권단은 오는 25일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다.

◇김상열 회장 복심을 어디로?= 시장이 김 회장의 복심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은 그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약 6000억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현금은 약 3000억원은 수준, 현금성자산은 약 2500억원에 달했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6000억원은 족히 된다는 얘기로 마음 먹기에 따라서 단독으로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

시장에선 김 회장의 금호산업 지분 인수를 두고 잃을 게 없는 투자라고 평가한다. 어떤 경우의 수를 따지더라도 김 회장이나, 호반건설 입장에선 득이 되는 신의 한수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 달 21~22일 금호산업 보유 주식 일부(34만8000주)를 매도해 지분율을 6.16%에서 4.95%로 낮췄다.

인수한 가격이 주당 평균 1만2392원, 처분가격은 주당 2만3390원으로 약 38억원의 차익을 올렸다. 현재 시장에선 김 회장의 추가 매도 작업 가능성응 높게 점치고 있다. 호반건설은 이와 관련해 "금호산업 주식매입은 단순투자 목적"이라면서도 "주식 추가 매도 여부와 관련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만일 김 회장의 나머지 4.95%(170여 만주)를 12일 종가(2만97000원)로 판다고 가정하면 약 300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호반건설 입장대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해도 금호산업 주식 투자로 300억원이 넘는 실탄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시장에선 설 연휴때까지는 김 회장의 복심을 의심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만일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게되면 판세는 요동칠 전망이다. 인수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CJ 등 대기업들이 실무 차원의 검토에만 머물고 있어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2파전이 될 수 있다.

◇투자의 달인 김 회장, 결국 동부건설이 타킷? = 김 회장의 실탄 확보 작전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그는 2013년 투자활동으로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해 투자활동 부문 자금유출 규모는 3254억 원에 달했다.

이중 단기금융상품 예치금이 2200억원, 질권 설정 등으로 사용이 제한된 예금은 400억원 수준이다. 대규모 자금을 당장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사실상 넘쳐나는 현금을 이자수익 등을 노리고 금융상품으로 돌렸다.

반면 김 회장은 무차입 경영으로 정평이 나왔다. 2013년 말 부채비율은 50% 아래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빚이 1원도 없다는 말이 된다.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하면서 주가 덕분에 ‘실탄’을 마련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회장에 당초 금호산업 인수까지 염두에 두고 주식을 매입했다

가 여러가지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동부건설로 눈을 돌린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보유한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견 건설사에 불과한 건설사 항공사 경영능력 등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얘기다.

도급 순위 25위인 동부건설은 지난해 말 약 6700억원에 이르는 금융권 대출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오는 4월 3일 첫번째 관계인 집회가 열리는 등 법원의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빠르게 회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올 하반기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김 회장과 박삼구 회장간의 광주를 기반으로 사업을 일군 인연 때문에 동부건설 인수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중심이 되면서 세간에 이름을 날리는 등 기업 홍보효과도 상당하다"며 "중견 건설사에 불과한 호반건설이 '꽃놀이패'를 쥐고 재계 17위권인 금호아시아나를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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