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의 인생2막] 100세 시대 자산관리에 관한 3가지 물음

입력 2015-02-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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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수명은 길어지는데 금리는 계속 떨어지면서 노후 자산관리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보수적이 되어 확정금리 상품만 운용하는 반면 두 배, 세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을 찾는 사람도 있다. 둘 다 옳지 않다. 100세 시대의 올바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물음에 답하면서 자신의 자산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점검해 보자.

첫째, 여러분은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는가? 확정금리 상품은 추가적 수익의 가능성을 갖지 않으므로 투자자산을 적절히 가질 필요가 있다. 투자자산은 추세를 따르고 있는 자산, 우량자산 그리고 분산된 자산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추세를 따르고 있는 자산을 예를 들면 고령화에 따른 헬스케어와 바이오 기업, 신흥국가의 중산층 성장에 따른 소비재 기업 그리고 모바일 관련 기업이 있다.

우량자산이란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경쟁력을 갖고 있고 위기를 맞아도 회복 탄력성이 좋은 기업이다. 분산은 자산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여러 자산군으로 나눌 뿐 아니라, 이들 각 자산군은 글로벌로 또 한 번 분산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는 좋은 인적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인적자산이 있으면 어느 금융자산 못지않은 꾸준한 높은 수익을 주기 때문이다.

둘째, 만일의 위험이 닥치더라도 자산 가치가 보전될 수 있는가? 위와 같이 자산을 분산했다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은 인적자산을 훼손시켜 소득을 감소시키고 치료비 등 비용은 증가시킨다. 자신뿐 아니라 부모님까지 관련돼 있다.

모아 놓았던 자산도 헐어 쓰게 만든다. 한순간의 사건이 의외의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 사고가 나서 소득이 줄어들고 치료비가 커지면서 빚을 지게 되고, 이 빚은 착실한 한 가정을 수렁으로 몰아넣기도 한다.

한편 1997년과 2008년 같은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는 자산가치를 급락시킬 수 있다. 사람은 언제 다칠지도, 언제 죽을지도 모르며, 금융위기가 언제 올지도 모른다. 100세 시대는 적정한 수준의 보험으로 위험을 대비하고, 자산관리에서도 수익과 함께 리스크를 살펴야 한다.

셋째, 적립과 인출의 통합적 관점에서 자산이 배분돼 있는가? 수명이 짧을 때는 자식을 교육시키고 결혼시키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고, 노후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돈만 모아 두면 되었다. 은퇴 후의 기간이 짧기 때문에 차질이 생겨도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인출 문제는 천천히 생각해도 됐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관점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은퇴 후 몇 년 동안(아마 최소 30년 정도) 얼마가 필요한가(매월 300만원 정도)를 먼저 계산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자산을 축적할 것인가를 계획해야 한다. 인출의 관점에서 통합적 재무계획을 짜야 한다.

바둑의 성인 우칭위안(吳淸源)은 “묘수 세 번이면 바둑에서 진다”고 했다. 묘수를 한 번만 잘 내도 이기는데 그는 왜 묘수를 무려 세 번이나 내는 데도 바둑에서 진다고 했을까? 아마 묘수를 내는 데만 골몰하다 보면 탄탄한 포석, 조화로운 행마라는 바둑의 원칙을 소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100세 시대 자산관리도 수익이 두 배, 세 배 나는 묘수를 찾아 다닐 게 아니라 위의 세 가지 물음을 되새기며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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