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하라

입력 2006-11-18 17:09수정 2006-11-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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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하지 말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꾸준한 경영평가 필수

<사진설명> 퓨전 선술집 ‘피쉬앤그릴’ 이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철 씨(39세ㆍ사진 오른쪽)는 신 메뉴개발을 통해 창업 2년차 징크스를 극복했다.

흔히 프로스포츠 선수들 중 데뷔 후 2년 차에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운동선수들에게는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데뷔 첫 해에 화려한 성적을 올리더라도 2년째 되는 해에는 상대선수들의 견제도 많아지고 스스로도 처음의 긴장감을 잃어버려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2년차 징크스는 창업시장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들도 각양각색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창업 후 2년째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롱런여부가 판가름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유행 아이템과 유망 아이템 구별 필요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은 말 그대로 '유행'에 따라 고객 선호도가 수시로 바뀌는 아이템이다. 흔히 말하는 어떤 '열풍'에 휩싸여 섣불리 창업 아이템을 선택했다면 유행이 끝난 시점에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불닭과 찜닭 등 한 때 창업시장을 주름잡았던 아이템도 지금은 대표 브랜드 한두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나머지 브랜드들은 몰락했다.

창업전문가들은 "유행아이템의 수명은 길어야 1년 정도이다"며 "철저한 운영철학이 없이 아이템에만 기대 창업을 하게 되면 2년째 들어 고생하기가 쉽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2년차 징크스를 막기 위해서는 '유행'아이템과 '유망'아이템을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오션'이라는 말에만 끌려 다이어트 카페처럼 시장이 전혀 형성되지 않는 생소한 아이템을 고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강성진씨(40)는 저가형 테이크 아웃 치킨이 유행할 때 서울 망원동에 '아로하치킨'을 창업했다.

아로하치킨은 6900원짜리 프라이드치킨을 테이크아웃과 홀에서 동시 판매하는 곳으로 강 씨는 이런 강점을 파악해 혹여 저가형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더라도 홀 영업을 강화하면 매출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 판단해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최근 저가형 치킨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자 창업 시 우려했던 매출 부진이 나타나 매출 폭에 한계를 느낀 강씨는 전격적으로 홀 영업을 강화해 이전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선호도 변화에 따라 단순 저가형 치킨전문점을 창업한 점주들이 손쓸 도리 없이 무너지거나 뒤늦게 매장 영업을 도입하는 것과 달리 그는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바로 영업 무게중심을 옮겨 위험부담을 최소로 줄였다.

◆ 1년 영업하면 요령이 생긴다

창업 전문가들은 "한 곳에서 최소한 4계절을 다 겪어봐야 영업 예측이 가능해지고 나름대로 운영 노하우도 쌓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점주들도 창업 후 초기 1년 동안은 긴장을 풀지 않고 매장 운영에 열심을 다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매장 운영이 익숙해지면 '요령'을 피우는 점주가 생겨나는데 특히 마진과 직결돼있는 물류 부분에서 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질이 낮은 식자재를 쓰거나, 메뉴 레시피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육수를 희석해 사용하는 찌개 등의 메뉴는 희석률을 더 높여 원가 비중을 낮추는 꼼수를 쓰기도 한다.

강병오 대표는 "메뉴의 품질이 떨어지면 고객 역시 떨어져나가기 마련이다"며 "1년 동안 잘해왔다는 자만심에 요령을 피우다가는 한 달 만에 고객을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터 닦아놓으면 경쟁자가 모여든다

1년 정도 높은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면 그 주변에 유사업종의 속속 들어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초기 점포의 운영을 바탕으로 수요층과 시장성을 확인하면 많은 후발주자들이 뛰어들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슷한 업종 점포가 증가하며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가 바로 오픈 1년 후다.

강 대표는 "이 시기에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시장만 키워놓고 정작 자신은 도태되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을 초기에 선점한 것은 분명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이지만, 자기 점포만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지니지 못한다면 경쟁점포가 생겼을 때 금방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퓨전 포장마차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이수점주인 박성철씨(33)는 지난해 9월 창업했다.

박 씨는 호프집 일색이던 상권에 안주 메뉴에 경쟁력이 있는 선술집의 등장은 금방 입소문을 탔고, 환승역 인근의 배후 고객들을 흡수하며 영업도 순항을 이뤄 이수역점의 평균 일매출은 130만원을 올리고 매달 꾸준한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오픈 2년째에 접어들면서 인근 지역에 퓨전 선술집이 10여개 이상 들어서 선술집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박씨는 스스로 신메뉴 개발을 하며 적극적으로 응수해 영업권을 튼튼히 지키고 있다. 퓨전 선술집은 안주 메뉴를 따지는 여성 고객들이 많은 만큼 여성 고객 구미에 맞는 안주메뉴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점포 경쟁력을 높인 것이다.

박씨는 "경쟁을 하다 보니 메뉴 질이나 서비스도 더 신경 쓰게 되고, 선술집이 많아져 고객을 불러모으는 '집객효과' 덕도 보고 있다"며 "경쟁 점포 증가를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점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기 색깔 찾는 것이 중요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2년차 징크스 극복을 위해 "기본에 충실한 것이 비법이다"며 "자만하지 말고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브랜드가 망해도 장사가 잘 되는 가맹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만의 마케팅, 운영 노하우를 확실히 쌓아 역량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본사로부터 운영 요령은 배우되 요령을 피우는 것은 금물"이라며 "매월 경영평가를 통해 영업 상황을 체크하고 매출 폭이나 고객 반응에 변화가 있을 때 바로 바로 대처하는 습관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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