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IJ, HSBC 스위스 비밀계좌 리스트 공개…한국도 20계좌·232억원 포함

입력 2015-02-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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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포를란·엘 맥퍼슨 등 유명스타 포함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8일(현지시간) HSBC홀딩스의 스위스 PB부문이 운용하는 고객 비밀계좌 정보를 폭로했다. 사진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HSBC PB사업부 건물. 블룸버그

HSBC홀딩스 산하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의 스위스 비밀계좌 정보가 베일을 벗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8일(현지시간) HSBC PB 사업부가 지난 2007년 이후 운용해온 비밀계좌의 규모와 고객 등 세부정보를 공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여기에 공개된 이름 가운데 일부는 이미 노출됐지만 이날 보고서는 전 세계 203개국의 10만여 개인과 법인이 나와있어 좀 더 포괄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ICIJ는 프랑스 르몽드지와 협력해 이 리스트를 확보했다. 르몽드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얻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HSBC 고객 가운데에는 전 세계 왕가나 마약상, 테러연루자, 각국 대사와 유명 연예인, 기업 대표, 운동선수 등이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 공개로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가 다시 한번 타격을 입게 됐다.

HSBC는 “우리의 금융서비스가 세금회피나 돈 세탁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조치를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은행은 “고객들에게 법을 준수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는 고객 계좌는 폐쇄했다”며 “우리의 스위스 PB사업부는 지난 2007년 이후 고객이 약 70% 줄었다”고 덧붙였다.

ICIJ 보고서는 HSBC 비밀계좌를 가진 사람 중에 논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는 아이트의 전 독재자였던 장 클로드 뒤발리에와 인터폴 지명수배자인 케네스 리 악셀로트 등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겐나디 팀첸코 볼가그룹 회장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축구스타 디에고 포를란과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찬 슬레이터, 슈퍼모델 엘 맥퍼슨도 HSBC 비밀계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상으로는 스위스가 312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영국(217억 달러) 베네수엘라(147억 달러) 미국(133억 달러) 프랑스(125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고객별로도 스위스가 1만1235곳 개인 또는 법인으로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9187곳), 영국(8844곳), 브라질(8667곳), 이탈리아(7499곳) 순이었다.

20곳 개인과 법인이 한국과 관련돼 있으며 이들은 총 20개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으로는 약 2130만 달러(약 232억원)로 조사대상 가운데 140위를 기록했다. 한국 고객 중 가장 많은 돈을 예치한 곳은 그 규모가 1040만 달러로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고 ICIJ는 전했다.

한편 중국은 5억1700만 달러로 세계 61위를 기록했고 고객은 246곳, 계좌 수는 664개에 달했다. ICIJ는 HSBC 비밀계좌를 가진 대표적인 인물로 리샤오린을 꼽았다. 리샤오린은 리펑 전 중국 총리의 딸이자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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