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보육에도 클라우드가 필요해!

입력 2015-02-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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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연 한글과컴퓨터 홍보팀 차장

3년차를 맞은 무상보육에 대해 다양한 이슈들로 신년부터 화두가 되고 있다. 어린이집의 아동학대가 무상보육으로 근간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주장에서부터, 엄마의 취업 여부에 따라 보육료를 차등지급한다는 선별복지 방향의 체제 개편론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안된 어떠한 의견도 여성인력의 취업 활성화와 공공양육에 대한 솔루션을 동시에 만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는 화두인 ‘보육’은 가정을 근간으로 한 작은 전쟁터와 다름없다. 일터로 나서는 엄마도, 가사와 양육을 책임지는 전업주부에게도, 열외 없이 주어지는 치열한 일과다. 무상보육의 근간이 어린이집과 가정양육에 대한 도움을 비용 보조로 하는 측면이었다면, 3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보육’ 그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볼 때다.

현재 보육에서 느끼는 큰 어려움은 개별 가정 차원에서 보육시스템을 완전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가정 보육에 주어지는 지원금보다 전일제 어린이집을 선호하도록 하는 일몰적 시스템이거나, 이마저도 활용이 어려운 맞벌이 가정은 상당한 비용을 들여 육아도우미를 채용해야 한다. 여기에 국가의 도움은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있는 ‘비용지원’에서 그친다. 지원되는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거시적 보육의 시스템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가 극히 단편적이라는 것.

7년차에 접어든 맞벌이 엄마이자 IT기업의 직원으로서 ‘클라우드형 보육’을 제안해본다. 국가는 거시적인 측면으로 보육에 대한 클라이언트가 돼야 한다고 본다. 맞벌이 가정이라면 저녁까지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시스템을, 잠깐의 도움이 필요한 전업주부라면 시간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필요와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보육 시스템, 즉 어린이집이 99%에 가깝게 사립으로 운용되는 현실이라면 수요의 부족과 시장논리로 수행되기 어려운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보육시스템을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거시적 관점으로 보육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선행하는 것이야말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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