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M&A에 대한 부정적 시각 바뀌어야

입력 2015-02-03 15:5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한 기업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다. 온갖 루머와 추측성 기사가 쏟아진다. 이럴 때마다 국내에서 M&A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통감한다. 분위기는 이러한데 벤처창업을 독려하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각 분야의 인재들을 벤처라는 ‘모험’의 길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이때 M&A는 성공과 보상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창업가나 투자자들이 사업 초기에 리스크를 떠안고 투자한 벤처기업이 성공을 거두면 그 지분을 파는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돌려 받는다. 이러한 성공을 거머쥔 창업가와 투자자는 그 이익으로 또 다른 벤처사업을 추진한다.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실리콘밸리의 성공 공식이다.

하지만 벤처캐피털이 M&A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 비율이 미국이 85.5%일 때 한국은 1.8%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기업공개(IPO)도 마찬가지다.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기업이 1년 동안 상장하는 수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벤처 투자를 통한 자금회수 통로가 꽉 막혀 있다 보니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 투자의 선순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에 M&A에 대한 부정적 시각까지 존재하니 전도 유망한 젊은이들이 최소한의 도전조차 하기 쉽지 않다.

M&A에 대한 지나친 관심도 문제다. M&A는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조그마한 사실 하나로 전체가 틀어질 수 있다. 대상 회사에 대해 실사가 시작되기 전, 심지어 본격적 협상을 하기 전부터 결과에 대한 추측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사실이 아닌 기사로 인한 피해는 애꿎게 해당 기업에 근무 중인 직원과 가족들이 가장 크게 입는다.

성공적 M&A는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에 축복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5년 창업한 지 2년도 안 된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현재 세계 모바일 OS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에는 유망 동영상 플랫폼으로 주목받던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에 사들였는데, 현재 유튜브는 구글 광고매출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전자결제서비스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한 공동 창업자들이 링크드인, 테슬라모터스, 에어비앤비, 스페이스X, 옐프 등 유명 혁신기업을 연달아 창업해 성공시켰고, 세상은 이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부르는 것도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M&A는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 활성화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M&A를 통한 벤처기업인의 성공 사례가 많아질수록 벤처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도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지나친 관심이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바뀌어 대한민국에도 벤처생태계가 살아 숨쉬어 창조경제의 꽃이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