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겉핥기식 검사’, 감독장치 없이 상장요건 완화에 우려 목소리
상장 리츠사에서 또다시 대표이사의 횡령 등 비리사건이 터져나왔다. 이에 감독기관인 국토부가 뒤늦게 조사에 나섰지만 진상 파악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거래소와 리츠업계, 국토부 등에 따르면 광희리츠는 지난달 27일 박모 각자 대표이사가 김모 각자 대표이사로부터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박 대표가 회사 직원에 압력을 행사해 설계비를 부풀리고 그 일부를 리베이트를 통해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횡령액은 3억5000만원이다. 이 외에도 박 대표가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에 용역을 주면서 비용을 과다계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광희리츠 거래를 정지시켰다.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장을 접수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정기검사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우리가 조사하는 내용은 투자 내용이 설립인가 요건을 충족했는지, 회계와 거래상의 절차가 잘 지켜졌는지 등의 사항”이라며 “경영진의 횡령 같은 부분을 깊게 들여다보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해명했다.
결국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시되는 회계법인의 감사 외에는 감독장치가 전무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정부는 리츠사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를, 한국거래소도 증시 활성화를 위해 리츠사의 상장요건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의 정기검사가 시작된 이유 자체가 2011년 다산리츠에서 발생한 경영진의 횡령사건 때문”이라며 “횡령이나 배임을 감사업무에서 뺀다면 감사를 실시하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대표의 횡령ㆍ배임 사건이 터지자 3개월 전 정기검사를 실시했던 국토부는 지난달 29일과 30일 고발인 김 대표와 피고발인 박 대표를 잇달아 불러 진상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에도 권한의 한계로 특별한 조사 없이 당사자들의 설명만 듣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