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인터넷 전문은행] 네이버·다음카카오도 진출 준비?

입력 2015-02-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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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여건 허락하면 안할이유 없어”다음카카오 “당장 아니라도 검토할 것”레드오션 대출시장서 수익창출 불확실…대손비용 경쟁력 의문남아 검증 필요

국내 양대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진출을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인터넷은행 진출과 관련해 극도로 소극적이었던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여건이 허락한다면 사실 인터넷은행을 안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제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업 여건이 성숙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보수적인 입장이지만 이전보다는 진일보된 것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도 역시 “인터넷 은행 진출을 당장 검토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검토할 의향이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업계는 이들 IT기업이 당장 은행업에 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의 시장을 빼앗는 상황인 만큼 극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금융기관과 상호호혜적인 관계 구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인터넷은행 설립 방침에 호응을 하는 곳은 일단 기존 금융권이다. 이미 금융자본으로 분류돼 금산분리(금융·산업자본 간 분리)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다수 업체가 이미 인터넷은행 진출 의사를 밝혔거나 준비 중이다. 키움증권과 SBI저축은행은 이미 인터넷은행 진출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손해보헙업계 1위 삼성화재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진출의 실익을 검토 중이고 다수 카드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인터넷은행의 대손비용 경쟁력에 대해선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판관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볼 때, 총자산 대비 판관비가 은행보다 다소 우위에 있어 보이나 현격하게 차이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무점포 저비용 구조로 인해 기존 은행보다 금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이 경우 최소 은행권 다이렉트예금 금리, 신규 대출 금리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주택담보대출 부문에 특화된 인터넷은행의 경우, 이미 주담대 대출수익률이 낮아 수익성 측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소기업대출 분야는 오랜 기간 신용리스크에 대한 자료와 관리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특화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 대출 부문 역시 대출수익률이 낮아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결국 인터넷은행이 접근하기 쉬운 부문은 가계소액 신용대출이다. 관련 비용만 낮게 관리할 수 있다면 일정 수준 수익성 확보도 가능하다.

최진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은행이 경쟁이 치열한 대출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국내 법규정 정비와 인터넷은행 설립 등의 시간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은행업종 영향은 중립적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은행을 본격 도입할 경우에도 사업다각화에 기반한 교차판매 플랫폼이 우월한 대형 시중은행지주와 충성도 높은 고객기반과 중소기업금융에 특화된 지방은행지주 및 기업은행 등이 경쟁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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