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 KIEP 원장 "엔캐리 자금 급격한 이동 대비해야"

입력 2015-02-0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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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엔캐리의 급격한 이동을 경고했다.

이 원장은 2일 언론을 통해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이동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에 발표된 유럽의 양적완화(QE) 정책 효과는 매우 불확실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 가계와 기업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관련해 "아베노믹스의 정책 효과 저하와 투자자의 신뢰도 하락으로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등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이 원장은 "현재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국에 얼마만큼 들어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이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양적완화에 따른 저금리를 이용해 엔화를 차입하고 나서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엔캐리자금의 국내 유입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2011∼2013년 순매도를 기록했던 일본이 지난해 순매수로 전환돼 적지않은 엔캐리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본의 양적완화와 관련해 "일본이 수출, 투자 등에서 혜택을 못 보고 있다"면서 "수출도 안 되고 환율이 절하되면 일본이 양적완화를 계속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해 "전체 전망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국가별로는 조금 다르다"면서 "미국이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유럽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중국은 지난해보다 낮겠지만 7%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올해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 위기 가능성, 유럽과 신흥국의 저성장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 원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펀더멘털의 회복 속도보다 빠르면 미국과 세계 경제, 국제 금융시장에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실물의 정상화보다 빠른 통화 정책의 정상화는 경제 회복을 느리게 하고 시장 금리를 더 올려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급등하면 우리나라의 금리 상승, 다양한 금융자산의 가치변동 등을 통해 가계 및 기업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유가하락으로 베네수엘라 등 경상수지가 크지 않은 산유국들이 힘들 수 있지만 이런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해도 세계 경제의 시스템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외환위기 위험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및 일부 신흥국 경제의 저성장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풀린 돈이 독일 등 안전국가로만 흘러가 이들 국가의 자산 가격을 급등시킬 수 있고 매입 채권에 대한 책임성 때문에 회원국들의 정책 호응도에 의문이 있어 효과가 굉장히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또 올해 원·달러 환율에 대해 "무엇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강세로 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국제 유가에 대해서는 "공급측 요인으로 앞으로 최소 3∼4년간 배럴당 60달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1인당 석유 소비 수준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유가 하락의 효과는 상당히 크다"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중간재 수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통일과 관련해서는 "하나의 국가 속에서 2개 경제 체제를 10∼20년 유지시키면서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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