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 원외처방액 8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입력 2015-01-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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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리베이트 감독 강화로 성장할 기회가 없어…원외처방액 점유율 감소

지난해 제약업계 사상 최초로 매출 1조원(별도 기준)과 수출 2억 달러를 각각 달성하는 제약회사가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상위 제약사들의 원외처방 조제액은 8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의약품 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UBIST)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제약회사의 원외처방액은 9조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상위 10대 제약사의 경우 2조254억원으로 같은 기간 3.9% 감소했다. 이들 상위 제약사 의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분기별 원외처방액 증감추이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8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개별 기업으로 보더라도 대웅제약·동아에스티·한미약품 등은 8분기 연속으로 역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대 제약사 중 지난해 원외처방액 감소폭이 전년 대비 가장 큰 곳은 대웅제약(-10.71%)이었으며, 녹십자(-8.81%), 동아에스티(-8.07%), 한미약품(-4.76%), 유한양행(-2.22%) 등의 순이었다. 녹십자와 유한양행을 제외한 이들 제약사들은 전체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액 비율이 절반을 넘는 전문의약품(ETC)에 주력하는 업체여서 그만큼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소 제약사의 경우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2곳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국제약(41.32%)·휴온스(22.76%)·대원제약(18.71%) 등이 10% 넘게 늘었고, 경동제약(9.15%)·유나이티드제약(8.79%)·영진약품(7.72%)·이연제약(7.54%)·안국약품(5.47%)·삼진제약(5.16%) 등도 5% 넘게 증가했다. 다만 동국제약과 함께 대한약품의 경우 가장 큰 증가폭(81.82%)을 보였는데,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액 비율이 낮아 증가폭이 과도하게 큰 것으로 분석됐다.

원외처방액은 제약사의 실질적 매출을 가늠해볼 수 있는 유용한 지표로 활용되는데, 상위 제약사들의 경우 2012년 정부의 약가 일괄인하 조치 이후 계속된 리베이트 감독 강화로 성장할 기회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보건당국은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준 사람과 받은 사람을 동시에 처벌하는 제도)를, 이어 지난해에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시행하며 불법 리베이트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리베이트 쌍벌제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2009년 상반기 21.4%에 이르렀던 상위 제약사의 원외처방액 점유율은 정부 리베이트 규제 강화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4분기에는 16.8%까지 하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약가인하가 마무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 감독 강화에 따른 처방량(처방전 당) 감소와 경기 침체로 인한 내원환자수 정체가 국내 제약시장 성장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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