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에 팔 걷은 허인철, '걱정 한가득'

입력 2015-01-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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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주’ 위용에도 중국법인 성장 둔화 뚜렷…신제품 출시ㆍ유통망 확대 주력

이마트에서 지난해 7월 오리온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오리온의 경영 전면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허인철 부회장이 최근 중국 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리온 사업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사업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점을 고려해 중국 사업에 아예 전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 중국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국내 기업으로 꼽힌다. 새해 들어 주가 100만원을 넘은 ‘황제주’로 등극할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중국 사업서 달성한 눈부신 성과가 밑바탕이 됐다. 지난 2일 100만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중국 사업의 성장세 둔화로 90만원 후반대로 내려 앉었지만, 같은 달 15일 100만원을 다시 돌파한 이후 20일 101만800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오리온 중국 사업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성장세가 대폭 둔화된 점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리온의 2014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사업 지주사 팬오리온의 3분기 누계(1∼9월) 당기순손실액은 61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중국법인 중 가장 규모가 큰 오리온푸드차이나의 실적도 둔화 추세다. 오리온푸드차이나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85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에 그쳤다. 2013년 매출 증가율은 13.2%에 달했었다.

상하이 법인(Orion Food Shanghai)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2% 감소했으며, 오리온스낵도 3.6% 감소했다. 광저우 법인(Orion Food Guangzhou)은 같은 기간 8% 증가했지만 2013년 성장률 27.1%에 비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8336억원을 기록해 201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1% 줄었다. 연결기준으로 오리온에서 중국 사업이 전체 매출의 57.5%, 영업이익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매출 증가율도 중국 사업이 호조를 띈 2012년 23.9%를 기록했으나 2013년 4.9% 증가에 그친 뒤, 지난해는 뒷걸음질쳤다.

채무보증에 대한 위험요인도 부각됐다. 20일 오리온은 팬오리온에 377억550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만기에 의한 연장일 뿐이란게 오리온 측 설명이지만, 중국 여러 법인들에 채무보증을 한 오리온의 현재 채무보증 잔액은 1499억원에 달한다.

오리온그룹 한 관계자는 “담철곤 회장과 담 회장의 부인 이화경 부회장, 허인철 부회장의 삼각편대로 그룹이 운영되면서 허 부회장은 중국 사업에 좀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것 역시 오리온 내부에서 스스로 위기감을 감지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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