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발 ‘쇼크’에 금융기관 파산 공포...글로벌 환율전쟁 먹구름도 짙어져

입력 2015-01-19 06:13수정 2015-01-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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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CM 3억달러 긴급 조달...UBS, 스위스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

▲스위스 제네바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화폐를 교환하기 위해 은행 앞에 줄을 서 있다. 스위스프랑 가치는 유로에 대해 지난주 20% 이상 치솟았다. 블룸버그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전격적인 최저환율제 폐지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는 스위스 통화 당국에 대한 불신이 퍼졌고, 주요 외환중개기관은 파산 공포에 떨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위스의 돌발 행동이 글로벌 환율전쟁의 심화를 알리는 전주곡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SNB의 결정으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마켓워치는 SNB가 유로화에 대한 최저환율제를 폐지한 지난 15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달러 가치가 스위스프랑에 대해 10% 이상 급락했다면서,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 역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돌발 변수를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외환시장은 물론 주식시장 역시 앞으로 요동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마켓워치는 덧붙였다.

스위스프랑은 유로에 대해 지난 주말 99.41상팀에 거래됐다. 일주일간 유로 대비 가치 상승폭은 21%에 달한다. 스위스프랑 가치는 주요 150개 통화에 대해 두 자릿수 이상 절상된 상태다.

스위스프랑 가치의 급등으로 펀드 청산과 민간 외환중개기관의 파산이 속출하면서 시장에는 스위스프랑(franc)과 종말을 뜻하는 아마게돈(armageddon)을 합친 ‘프랑코게돈(francogeddon)’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90년대 말 신흥시장의 외환위기 사태에도 건재했던 에버레스트캐피털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글로벌 펀드의 운용을 중단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미국 최대 민간 외환중개기관 FXCM은 스위스프랑의 급격한 절상으로 고객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회사 경영에 위협을 받자, 3억 달러의 자금을 수혈했다.

SNB의 최저환율제 포기로 FXCM의 상당수 고객이 강제 청산 위기에 놓였으며, 당장 계좌에 추가로 예치해야 하는 금액만 2억2500만 달러 정도라고 통신은 전했다.

FXCM의 주가는 SNB가 유로에 대한 최저환율제를 포기한 1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5% 급락한 뒤 16일에는 추가로 65.80% 폭락했다.

뉴질랜드의 글로벌브로커스는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으로 파산보호를 검토 중이며, 영국 IG그룹홀딩스가 4550만 달러, 스위스의 스위스쿼트그룹홀딩스는 2840만 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체방크를 비롯해 UBS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외환거래기관 역시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에 따른 주문을 처리하느라 곤욕을 치렀으며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닉 파슨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희생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며 “SNB의 180도 입장 선회로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와 함께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전격적인 최저환율제 포기가 결국 스위스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UBS는 SNB가 3년 동안 유지하던 최저환율제를 폐지하면서 스위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1.8%에 비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UBS는 스위스 수출업계가 환율 급락에 따라 50억 스위스프랑(약 6조14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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