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에서도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허술한 업무 진행으로 혼선이 빚어지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
우선 참모진의 보고 행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자주 들린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사건이 터지면 해당 업무를 관장하는 수석실은 경과를 수시로 대통령에 보고한다. 대면 보고가 아닌 보고서 형태로 이뤄질 땐 대개 부속실을 거쳐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보고서의 내용이 때로는 날짜나 시간이 틀리는 등 빈틈이 있는데다 조치 성과를 부풀려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내용도 ‘이런 저런 조치를 취해 잘 해결됐다’는 등 자화자찬 식으로 꾸며 주변을 낯 뜨겁게 한다고.
이런 보고서를 부속실에서 그대로 대통령에 전달했다가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정말 누가 볼까 민망할 정도의 자화자찬식 보고서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쓸데없는 내용들로 양을 늘려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부임한 뒤 “대통령에 올리는 보고서는 간단명료하게 하라”고 지시했음에도 이런 행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는 후문이다.
정호성 비서관이 이끄는 제1부속실과 안봉근 비서관이 수장으로 있는 제2부속실 간의 비협조적인 업무 관행도 개선될 점으로 꼽히고 있다.
1부속실은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2부속실은 비공개 일정을 담당하는데 서로의 영역을 잘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부속실 간 일정을 공유하지 않아 대통령 경호팀도 우왕좌왕하는 등 혼선이 일어난 적이 몇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비서관과 안 비서관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사람들이어서 더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보통 문고리 3인방들은 막연히 사이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일을 함에 있어서는 서열도 애매하고 알력 싸움도 있다”면서 “사이도 썩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