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북 “완만한 성장 지속”, 유가 하락은 부담...美 12월 소매판매 악화
미국 경제에 대한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가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면서 유가 급락 여파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역시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유가 급락과 일부 지역의 경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연준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평가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점진적이고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지북은 소비지출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12개 지역의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전반적인 경제활동의 확장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또 고용이 늘고 있고, 신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며, 이에 따라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유가 급락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했다. 유가 약세가 소비에 도움이 되겠지만, 에너지기업에게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댈러스연은은 텍사스 지역 에너지업계의 고용이 얼어붙었으며 수요가 15~40%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캔자스시티 지역은 성장이 둔화했다. 캔자스시티연은은 원유 채굴과 자본지출 전망이 하향됐고, 일부 기업은 신용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애틀랜타연은은 멕시코만 지역의 원유 재고가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베이지북에 따르면, 뉴욕 지역의 지난 연말 홀리데이 쇼핑 시즌 지출은 부진했다. 이는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9% 감소했다. 이는 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블룸버그를 통해 전문가들은 0.1% 감소를 점쳤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휘발유 판매가 6.5% 줄어든 것이 전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지난달 휘발유 판매 감소폭은 2008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자동차와 휘발유 그리고 건설자재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0.4% 줄었다. 월가는 지난달 근원 소매판매가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소비가 불안하다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가능성에 주목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투자전략 헤드는 “이날 소비지표는 매우 놀랍다”며 “지표 부진과 상품 가격의 급락 영향으로 시장에는 연준이 올해 중순 금리를 올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2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