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매각 본격화… 최대 변수는?

입력 2015-01-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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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종합유선사업자(MSO) 씨앤앰 매각 절차가 12일부터 본격화함에 따라 빅딜의 성공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A 시장의 매물로 나온 씨앤앰 매각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관련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매각 가격이 높은 편이고, 고용승계나 내부 반발 등 각종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비싼 가격, 어려운 케이블 업계 = 씨앤앰 매각의 최대 변수는 가격이다. 씨앤앰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오퍼튜니티즈, 그리고 미래에셋 PE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이 컨소시엄은 2007년 ‘1조원대 거부’로 잘 알려진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과 골드만삭스로부터 2조750억원에 씨앤앰을 인수했다. 인수 대금의 70%는 금융권 대출로 충당했다.

즉 관련 이자를 빼고서라도 씨앤앰의 최소가격은 가입자 1인당 100만원 수준인 2조원에 달한다는 것이고, 실질적인 인수가격은 최대 2조5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가입자 1인당 130만원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데, 현재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편이다.

무엇보다 최근 케이블 업계가 이동통신 3사의 IPTV에 밀려 큰 불황을 맞고 있다는 점은 인수를 더욱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IPTV 가입자수는 1070만명에 이른다. 이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가 발표한 같은 기간 케이블TV 가입자수인 1478만명과 308만명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힙산규제도 복병이다. 위성방송과 IPTV를 합쳐 점유율 33.3%이하로 묶는 합산규제법 통과가 무산될 경우, 유료방송에서 KT의 독주를 막을 수 없어 씨앤앰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률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던 씨앤앰이 지난해 말 노사간 대타협을 일궈낸 것도 인수자에겐 일정부분 부담이다. 합병 방식으로 인수를 하게 되면 어떻게든 인력감축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노사 대타협의 경험이 오히려 ‘무조건적 고용승계 보장’을 주장하는 투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그래도 참 매력 있는 씨앤앰 = 이 같이 불리한 조건에도 씨앤앰은 분명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디지털 전환율이 업계 1위라는 점. 그리고 총 가입자수는 244만으로 업계 3위이지만 수도권에서는 1위라는 점이 특히 그렇다.

가입자수 410만 명으로 케이블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이 씨앤앰을 인수할 경우, 케이블 업계를 즉각 평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통틀어 절대적인 1위 사업자인 KT와도 한판 승부가 가능하다.

티브로드가 인수를 할 경우 CJ헬로비전과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 수를 벌릴며 케이블 업계 1위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 가운데엔 합산규제에서 자유로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통신사들은 모바일과 케이블 상품을 결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더욱 다양한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다.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 외에도 국내외 사모펀드(PEF), 특히 한류 콘텐츠·미디어 산업에 관심이 많은 중국 기업과 PEF 역시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분할매각? 통매각? 해외매각? = 아무리 높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해도 2조원대 매매가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결국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데, 인수에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이는 CJ그룹과 SK그룹의 이재현·최태원 회장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통매각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분할매각과 해외매각이 힘을 얻고 있다. 즉 지분을 쪼개서 판다거나, 인수자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씨앤앰을 인수하는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골드만삭스가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 등 중국 기업은 물론 전 세계 관련 기업 및 펀드에 인수 문호를 열어 놓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해외매각도 점쳐지고 있다.

MBK입장에서는 1년 6개월 뒤에 펀드운용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가격을 제대로만 쳐준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팔아치우려 할 것이다. 그러나 씨앤앰 내부적으로는 ‘기업가 정신이 결여된’ 투자사나 해외자본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 케이블 업체에 매각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씨앤앰의 지난 2013년 매출은 약 6600억원,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3100억원으로 수익성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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