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및 가격 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뜻을 거듭 밝히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3일(현지시간) 배럴당 45달러마저 무너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오전 9시 현재 2월물 WTI는 2.8% 하락한 배럴당 44.78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45달러 밑으로 빠진 것은 지난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4% 가까이 하락하며 배럴당 45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해 6월 이후 60% 폭락했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은 이날 “(OPEC의 가격)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에너지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밝히고 “(최근 유가 하락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미국의 셰일유 생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유가는 정당화할 수 없지만, 반등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며 “공급 과잉을 이끌고 있는 북미 지역의 셰일유 생산을 줄여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알마즈루에이 장관은 또 “유가는 앞으로 2~3년 후에나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최근 유가 급락은 원유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중동과 미국의 대결 때문이라면서 결국 ‘치킨게임’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니테쉬 샤 ETF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유시장은 현재 명백한 가격전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OPEC은 미국 셰일업계가 움직이거나 비슷한 수준의 감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에나 감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원유시장이 정치게임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