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면세품목에 세금 여기는 것 부담KT&G·면세점도 시중 담뱃값 인상에 면세 담뱃값 인상 검토 중
정부가 면세점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면세 품목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려면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면세점 담배 가격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담배관련 세금이 인상되면서 시중 담배와 가격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면서 사재기, 밀수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산 담배 ‘에쎄’는 4500원에 유통되고 있지만 면세점에서는 1900원에 팔리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흡연자도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가는 부작용이 발생해 여러 가지 사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면세 담배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면세담배에 건강증진부담금(841원)과 폐기물부담금(24원)을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폐기물부담금은 시행령으로 변경할 수 있지만 건강증진부담금이 부과되려면 국회가 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세법 54조에 따르면 국제항로를 취항하는 항공기나 승객에게 담배소비세가 면제되고, 건강증진법 23조에는 담배소비세가 국제항공과 면세점에서 면제되는 지방세법을 근거로 면세 담배는 건강증진부담금을 면제한다고 명시됐다. 다만 폐기물부담금 부과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고치면 된다.
담뱃세 인상을 두고 정기국회 내내 신경전을 벌였던 정치권으로선 면세점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또다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읜 한 관계자는 “면세점은 말 그대로 세금을 면제해주는 것인데 여기에 세금을 다시 부과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올해 담뱃값을 2000원으로 인상하면서 안 그래도 국민이 부담을 느끼고 있고,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세금 인상 없이 담배 생산 업체나 면세점에서 자체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담배 가격이 이렇게 벌어지면 밀수 현상이 벌어져 기업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며 “보통 담뱃값이 인상되면 그 가격의 60~70% 선에 면세담배 가격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KT&G측은 아직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