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정부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에 실효성 제기
정부가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 지원 정책을 밝힌 가운데 부동산전문가들은 실효성 문제를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의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육성을 통한 중산층 주거혁신 방안’에는 임대의무기간과 임대료 상승을 연 5%로 제한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기존 나머지 규제는 완화했다. 특히 임차인 자격이나 초기 임대료에 대한 규제는 받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임대료 규제가 폐지되는 등 규제가 완화되면 주거비 상승 우려를 나타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새 아파트는 임대료 자체가 높은 편”이라며 “기업이 임차인의 필요에 맞게 종합주거서비스를 제공하면 임차료는 정부가 책정한 시뮬레이션 보다는 높은 가격대에서 형성될 소지가 농후하다”고 말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도 “소비자보다 민간기업을 위한 대책에 치우치다 보면 주거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분양권거래소장은 정부가 내세운 정책의 ‘공급과 수요의 딜레마’로 ‘주거비 상승’을 꼽았다. 정부입장에서는 공급을 늘리기 위해 민간기업에 규제를 완화해주지만 기업은 이윤을 남겨야하기 때문에 가격을 높게 측정할 수밖에 없고, 반면 수요자는 낮은 가격에 주택을 장만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높아진 임대료가 주거비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업형 임대주택은 공급되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전체 임대시장이나 매매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대책에 대해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시장으로 가는 방향은 맞지만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전세에 익숙해진 수요자들이 임대 형태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높은 임대료 때문에 오히려 기업형 임대주택이 외면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함 센터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기에는 반전세 형태로 임대료를 낮게 책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조 팀장은 “민간사업자를 육성하자는 방향은 맞지만, 이와 함께 공급물량에 대한 시장평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면서 “품질 향상과 기존 민간분양 아파트와의 차별화를 두지 않으면 이 물량은 외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